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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한국학/한국문화 > 한국인과 한국문화
· ISBN : 9788933706978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5-03-25
책 소개
목차
Way Back into Korea의 한국어판을 내면서
서문 및 감사의 말
머리말
1. 한국 사람의 기질
한국 사람들의 ‘빨리빨리’ 기질
역사적인 정황과 한국 사람들의 기질
한국 사람 기질의 ‘역설’
2. 한국 사람들의 종족적 기원
고대사
삼국시대
고려왕조
조선왕조
3. 외세 침략과 한국 사람의 인내심
이웃 나라로부터의 침입과 침략
서구의 위협과 일본의 조선식민화
일본의 식민지배와 독립운동
일본군의 성 노예로 삼기 위한 조선 여성 동원
4. 민주주의를 위한 긴 여정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이 남긴 심리적 부담
전후 권력의 공백
총선거와 대한민국의 탄생
한국전쟁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5. 한국의 결혼, 가족, 그리고 친족제도
기러기 아빠, 펭귄 아빠, 그리고 독수리 아빠
친족
결혼
가족
친족집단과 친족제도
6. 도시화와 국토의 균형발전
한국 시골 생활의 중심지로서의 ‘마을’
시골 마을의 변신
시골 마을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장래에 대한 전망
7. 한국 사람들의 신앙과 종교
포괄주의와 종교 혼합주의
한국 사람들의 토속신앙
외래 종교와 한국 내 신흥종교
8. 양반제도가 남긴 유산과 신분 상승을 위한 교육
한국 사회의 신분제도에 대한 역사적 고찰
신분상승을 위한 교육
교육에 대한 집착
한국 교육에 대한 새로운 도전
9. 한국 경제의 기적: 원조수혜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기적적인 경제성장과 급속한 산업화
경제적 성숙기
원조공여국으로의 변화
10. 문화적 모순
종족적 민족주의 신화와 다문화주의의 출현
한국 사람들의 내향성 대 외향성
환경보전과 복원
뿌리 깊은 유교주의와 여성 대통령의 탄생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恨’이라는 한국말을 완벽한 영어로 번역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그나마 ‘원하고 열망하는 것을 채우지 못한 것’이라고는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와 영어 두 나라 말에 능통한 일부 학자들이 한을 영어로 번역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그 번역들이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한의 뉘앙스와 같은 뜻은 아닌 것 같다. 로렐 캔달(Kendall 1988:8)은 한을 “충족시키지 못한 욕망”이라고 번역했고, 전혜성(1983:170)은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후회 같은 감정”이라고 정의했으며, 카터 에커트(Eckert 1990:400)는 “응어리와 분노를 유발하게끔 하는 원천”이라고 번역했다. 마이클 브린(Breen 2004:38)은 한의 뜻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기 위해 “일종의 순화된 열망과 절망이고, 그리고 잠재적으로 남아 있는 감정”이라 했다.
한풀이를 하려는 열망이야말로 한국 사람들이 단시일 안에 매사를 성취하게끔 한 원동력이 되었다. 즉,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굶주림과 가난을 탈피해야만 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의 물질적인 재화를 둘러싼 ‘한’은 경제적인 성취를 통해 풀렸다.
―‘1. 한국사람의 기질’ 중에서
‘정情’이나 ‘인정人情’이라는 한국말의 정확한 영어 번역은 ‘한’이나 ‘기분’이라는 말만큼 어렵거나 혹은 더 어렵다. 하지만 외국인이 이 말뜻을 한국 사람과 똑같은 정도로 이해하기만 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한국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갖는 따뜻하고 호의적인 감정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이 말의 원래 의미에 가장 근접한 단어를 찾아보았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말을 찾지 못했다. 한국에서 한국 학생들에게 한동안 영어를 가르친 일도 있는 다니엘 튜더(Tudor 2012)도 자신만의 번역을 찾는 대신 “사람들을 함께 끌어안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포옹”, “서로 애정을 느끼고, 서로 걱정하고, 서로 뭉치고, 그리고 인간관계를 발전시키는 그런 느낌”이라는, 다른 사람들이 한 말들을 인용했다(Tudor 2012:93). 한국에서 여러 해를 산 어느 외국인이 말하기를 자신이 한국에 그토록 오래 살게 된 것은 한국 사람들의 ‘끈끈한’ 정에 끌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이예 드 멘테(De Mente 2012:151)는 ‘정’이나 ‘인정’을 “개인적인 애착과 연민”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번역만 갖고는 뜻을 충분히 살릴 수 없다.
―‘1. 한국사람의 기질’ 중에서
역사를 통해 한국 사람들은 유교, 도교, 기독교, 불교, 민주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그리고 기타 외국의 사상, 이념, 종교, 그리고 철학 등을 받아들이는 데 훌륭한 학생이었다.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어 독립국가가 되었을 때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실험을 했다. 수십 년 전부터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이것은 한국의 공화 정치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처음으로 공화주의 정부를 세웠다. 1948년에 제정된 헌법은 민주주의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나서 한국은 12년간 이승만의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경험했으며, 이후 32년간의 군부 통치를 경험했다. 드디어 1993년이 되어서야 한국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 사회를 구가하게 되었다. 처음 민주주의 사상을 접한 후 민주주의 원칙을 말로, 그리고 행동으로 실현하는 데 거의 70여 년이 걸렸다.
만일 한국 사람들이 가혹한 군주제도, 식민지로서의 예속, 혹독한 독재정치, 비인간적인 군부통치 같은 여러 형태의 정치적인 이념과 제도를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한국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갖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을 것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역사적인 형극의 경험과 기질로서의 ‘한’은 한국 사람들로 하여금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되게 만든 것 같다.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달성은 정치적인 진화와 정권 이양, 그리고 혁명 등을 통해 1945년부터 1993년까지 거의 반세기를 통해 이룩한 것이다.
― ‘4. 민주주의를 위한 긴 여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