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소설론
· ISBN : 9788933707425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18-04-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장 경성 모더니즘론
1. 경성과 모더니즘의 이율배반
2. 제국 공간과 식민지 소설의 지형도
3. 식민지 근대화와 경성 모더니즘
제2장 경성의 도시구역 분화와 소설의 재현양상
1. 일상공간(북촌)과 리얼리즘: 『천변풍경』
2. 공적 공간(서촌)과 알레고리: 「윤초시의 상경」, 「애욕」
1) 사라진 공간지표와 방향 상실: 「윤초시의 상경」
― ‘서대문정2정목 34번지’
2) 대한제국의 흔적과 공간 선택의 문제: 「애욕」
― ‘인사동 119번지’
3. 이역공간(남촌)과 불완전한 재현: 『금은탑』
4. 배후공간(용산)과 우회적 서술: 「피로」, 「길은 어둡고」
제3장 식민지 도시의 산책자와 정치적 무의식
1. 식민지 산책자의 아나키즘적 욕망: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2. 서대문형무소 에두르기: 『낙조』, 「최노인전 초록」
3. 밤의 산책자와 억압된 꿈의 기억: 『적멸』
4. 경성의 배후와 통속 연애소설의 이면: 『청춘송』
제4장 대경성 확장과 소설적 대응
1. 공간재편과 미완의 기획: 『애경』
2. 식민자본과 악순환의 서사: 『사계와 남매』
제5장 세계문학 속 경성 모더니즘의 의의와 과제
보론 경성의 모더니스트, 박태원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소설의 ‘배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대부분의 소설은 실제 세계의 특정 공간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고자 한다. 따라서 소설은 실제 공간의 지리적 혹은 지정학적 특성에 의해 제약받는다. 특정 공간은 고유한 이야기 형식을 발생시키고, 소설의 특정 스타일과 플롯은 특정한 공간을 필요로 한다. 또한 지명(地名)은 소설 속 허구 공간(fictional space)과 그 물질적 토대인 실제 공간(real space)을 끊임없이 연결 지으며 텍스트를 역사적 맥락 속에 위치시킨다.
식민지 조선에서는 소설이 펼쳐지는 지평과 국민국가의 ‘상상적 공동체’는 일치하지 않으며, 피식민 조선인들에게 ‘상상적 공동체’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다. 식민지 조선이 고유한 영토를 상실하고 제국 일본의 일부로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선은 제국의 일부 지역으로 전락하게 되었지만, 대다수의 조선인은 한민족으로만 구성된 비공식적인 ‘상상적 공동체’를 그렸다. 제국 일본이 제국 전역을 아우르는 ‘상상적 공동체’를 형성하려 했다면, 식민지 조선의 작가들은 그러한 기획에 균열을 일으켜 조선을 분리해 내려는 상상적 투쟁을 전개했다. ‘상상적 공동체’의 재현을 둘러싼 이러한 투쟁은, 일본인과 조선인이 공간적으로 대립하는 식민지 도시 경성에서 가장 첨예하게 전개되었다. 경성은 제국과 식민지의 위계 구도가 ‘이중도시’의 형태로 내재화되었다는 점에서 ‘제국의 축도’라 할 수 있다.
지오-모더니즘(geomodernisms) 논의는 지리적 특수성에 기초하여 각 나라별 모더니즘 문학의 특성을 살피고 그러한 개별적 모더니즘들의 가족 유사성의 관계를 토대로 거대한 집합적 개념의 ‘모더니즘’을 상정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지오-모더니즘은 20세기에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모더니즘 문학을 아우르면서도 그 지역적 특수성을 입체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개념이다. 이는 모더니즘 문학 작품을 공간화하여 각각의 지역적 전통과 근대성의 상호 작용 속에서 경계, 접촉 지대, 연결 등을 전면화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