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는 사람

소금바다로 가다 | 너와집 한 채 | 마음의 서부 | 화엄에 오르다 | 천산북로 1 | 천산북로 2
유적에 오르다 | 유적을 향하여 | 유적을 위하여 | 여강 | 뿌리에 대하여 | 가을에 | 봄날 간다
여름 빗장 | 도리강

(...)

떠도는 길이 길로만 분주하듯
마음은 늘 솟구치는 바람에 스쳐 자즈라져
나는 북풍의 세상 눈 한 송이로
흘러왔다, 그리운 이여, 네게 가 닿으려고
지금 고삐 없는 몸 새털처럼 날린다 한들 빈 마음의
무쇠, 이 진창 건널 수 없고
무릎 꺾고 옆으로만 옆으로만 피멍들게 게걸음친다
저 눈보라 홀로 건너는 서쪽길 가득
허당에 감기는 건 채찍 소리뿐
바람은 무슨 말로 기울다 비워지며 수면 위
죄 소리치며 화답하는 찬물결일까

('물속의 빈 집 1', 본문 p.71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