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1
갈대一家
목탁 소리
그믐달
봄이 오기까지
커다란 바위
악착같이 파래지는
붉은 능선
안개 속에서
눈 꽃
장 마
지탱하는 꽃잎
더는 어쩌지 못하는
오후 두시
그 회화나무의 혹
눈[雪]밭
모래 마을
그늘이 등나무를 키웁니다
마른 냇가에서
한 목소리
선물
쌍곡계곡

2
배
그 냄새
그 봄이 다 지나도록
등 굽은 적송
냇가에서
숨겨논 날개
버린 신발
따뜻한 칼질
들려오는 그 소리
애기똥풀꽃
별이 쉬어가는 집 한 채
깊은 밤
거 울
비 그친 뒤
배 2

3
흑염소
겨울산
늦가을, 다랭이논
으르렁거리는 고요
풍성한 예감
그날 이후
버려진 세탁기
능선엔 하얀 꽃이
색깔 만들기
배수로를 깎아내며
야 경
가로등
은색 단추
땅거미
노을을 바라보며
적 막
自 決
집으로 가는 길 - 아들에게
검정색 만들기
아직 멀다
김씨의 새벽길
객 토

해설 - 이경호
'냇가'의 추억과 그믐달의 '삽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