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3830437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09-12-01
책 소개
목차
2003년 9월
2003년 10월
2003년 11월
2003년 12월
2004년 1월
2004년 2월
2004년 3월
2004년 4월
2004년 5월
2004년 6월
2004년 7월
2004년 8월
2004년 9월
2004년 10월
2004년 11월
2004년 12월
2005년 1월
2005년 2월
2005년 3월
2005년 4월
2005년 5월
2005년 6월
2005년 여름
2005년 9월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이제 모두 모였으니 고백을 할 시간이었다.
“너희들에게 중요한 할 말이 있어. 너희 셋이 다 모였을 때 말하려고 지금까지 기다린 거야.”
앨리스는 거기까지 말하고 존을 보았다. 존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엄마가 한동안 기억력에 문제가 좀 있었는데, 1월에 조발성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어.”
벽난로 선반 위의 시계가 마치 누가 볼륨을 올리기라도 한 듯 요란하게 똑딱거렸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정적 속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톰은 프리타타를 가득 담은 포크를 입으로 가져가다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앨리스는 아들이 브런치를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릴 걸 그랬다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 p.139 ‘2004년 4월’
어느 시점에 이르면 아이스크림을 먹는 법도, 신발 끈을 묶거나 걷는 법도 잊게 될 것이다. 어느 시점에 이르면 아밀로이드의 축적으로 쾌락 신경이 파괴되어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을 즐길 수 없게 되리라. 어느 시점에 이르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리라.
차라리 암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츠하이머를 암으로 바꿀 수 있다면 당장 그렇게 하리라. 앨리스는 그런 생각을 품는 게 부끄럽고 말도 안 된다는 걸 알았지만 계속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암이라면 싸울 상대가 있는 것이다. 수술, 방사선 치료, 화학 요법도 있다. 이길 수 있는 확률도 있다.
(…) 알츠하이머는 암과는 전혀 다른 괴물이었다. 그걸 물리칠 수 있는 무기가 없었다. 아리셉트와 나멘다를 복용하는 건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대고 시원찮은 물총 두 개를 조준하는 것과 같았다. (…) 현재로선 알츠하이머 환자의 운명은 여든두 살이든 쉰다섯 살이든, 마운트 오번 요양원 입소자든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 정교수든 다를 게 없었다. 맹렬한 화염이 모든 걸 태워버릴 것이고 그 화염에서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 p.157 ‘2004년 5월’
앨리스는 지금 계획해둔 자살을 미래의 자신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만들 대책이 필요했다. 날마다 스스로를 시험할 간단한 테스트를 마련해야 했다. (…) 앨리스는 블랙베리 일정표에 이렇게 입력했다.
앨리스, 다음 질문들에 답할 것.
1. 지금은 몇 월인가?
2. 어디에 살고 있는가?
3. 연구실은 어디 있나?
4. 애나의 생일은 언제인가?
5. 자녀가 몇 명인가?
위 질문들 중 하나라도 답할 수 없다면 컴퓨터의 ‘나비’ 파일을 열어 즉각 거기 적힌 지시 사항에 따를 것.
앨리스는 그 메시지가 매일 오전 8시에 진동과 함께 나타나도록 무기한으로 알람을 설정했다. 그녀는 이 방법에는 문제의 소지가 많으며 바보가 되면 실행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실행을 못할 정도로 바보가 되기 전에 ‘나비’ 파일을 열게 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 p.159 ‘2004년 5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