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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무협소설 > 외국 무협소설
· ISBN : 9788934920717
· 쪽수 : 508쪽
책 소개
목차
1. 아득한 저 하늘가, 그리운 임 잊지 못하니
2. 무당산 최고봉에 송백은 길이 푸르네
3. 백번 담금질하나 도룡도는 검은빛 광채만 빛나고
4. 글씨는 〈상란첩〉, 마음은 방황을 거듭하네
5. 하얀 팔뚝에 찍힌 상처 옥매화로 꾸민 듯한데
책속에서
그녀는 각원의 어린 제자 장군보(張君寶)를 찾아볼 생각에 발걸음 내키는 대로 터덜터덜 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얼마쯤 걷다 보니 또다시 쇠사슬 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각원이 물을 길어 올라오는 모양이었다.
곽양은 재빨리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짓을 벌이는지 몰래 엿볼 심산이었다.
쇠사슬 끄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이윽고 각원이 먼젓번처럼 철통을 걸머진 채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흥얼흥얼 나지막한 소리로 읽느라 정신이 온통 다 팔려 있었다.
곽양은 그가 나무 곁을 지나치는 순간 득달같이 뛰쳐나가면서 고함을 쳤다.
“대사님! 무슨 책을 읽으시는 거죠?”
느닷없이 고함쳐 묻는 소리에, 각원은 제풀에 실성을 터뜨렸다.
_〈1. 아득한 저 하늘가, 그리운 임 잊지 못하니〉 중에서
심선당 노승이 바로 70여 년 전 고지선사의 어린 제자였다. 그의 가슴속에는 비참하게 죽은 스승의 처참한 모습이 몇십 년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장군보가 또다시 스승에게 정식으로 무공을 전수받지 않고 혼자 배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과거의 아픈 상처가 되살아나 자기도 모르게 새삼 비분이 우러나는 것을 억제할 수 없었던 것이다.
각원은 장경각에서 전적과 서책을 관리하는 직분이라 읽어보지 않은 책이 없었다. 따라서 필사본에 기록된 그 사건을 떠올리는 순간,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배어나왔다. 그는 서둘러 방장 스님 앞으로 나아갔다.
“방장 어르신, 그 일은…… 그 일은 군보 책임이 아닙니다!”
무색선사도 그 역사적 참사를 익히 알고 있었다. 그는 황급히 심선당 노승 앞에 합장하고 예를 올린 다음, 차근차근 해명하기 시작했다.
_〈2. 무당산 최고봉에 송백은 길이 푸르네〉 중에서
괴한은 좋아라고 펄쩍 뛰며 다가들더니 도룡도를 집어 들고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듯이 연신 어루만졌다. 달빛을 등지고 서 있어서 괴한의 얼굴 표정은 또렷하지 않았으나, 칼날만 뒤적거리느라 정신 팔린 것이 좀처럼 해독제를 꺼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유대암은 지그시 기다려주었다. 그러나 칠성정에 찔린 손바닥 통증마저 차츰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되자 마침내 입을 열어 재촉했다.
“해독제는?”
그랬더니 괴한은 별소릴 다 듣겠다는 듯이 껄껄대고 웃었다. 놀림을 당했다고 생각한 유대암이 불끈 성을 내면서 고함쳐 꾸짖었다.
“해독제를 달라는데, 뭐가 우스운가?”
괴한은 손가락으로 그의 면상을 삿대질하면서 여전히 껄껄댔다.
“하하! 하하하! 세상에 이렇게 어수룩한 사람을 봤나. 내가 해독제를 내어줄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고 먼저 이 칼을 나한테 선뜻 넘겨주었으니 말이야. 하하!
_〈3. 백번 담금질하나 도룡도는 검은빛 광채만 빛나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