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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34944713
· 쪽수 : 334쪽
· 출판일 : 2010-12-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커피는 아이와 함께 자란다
아또와 로띠
미나, 주문을 외다
그녀의 빨간 매니큐어
염소를 춤추게 한 커피
2. 커피는 슬픔을 이기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형제의 밭
잃어버린 커피나무
꼭대기 집에 찾아온 희망
3. 커피가 두 번 익으면 아빠가 돌아와요
멋진 남자 다슈람
가족이 함께 산다는 것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
아빠, 우리는 잘 있어요
4. 말레 마을 커피왕 브라더스
커피 전도사, 데브라스 판데
제가 진짜 커피 부자예요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
첫 바리스타 신고식
5. 열 살 선생님, 서른여덟 살 제자
시간이 멈춘 남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족
글 읽는 아빠가 되기 위해
6. 커피는 내 운명
특별한 손님
공정무역, 그 놀라운 사건
3천 그루의 희망
아름다운 이별
말레 마을 열혈 농부
7. 커피는 희망과 함께 자란다
꿈조차 꿀 수 없던 일
황무지와 사투
새로운 삶이 시작되다
8. 말레 마을 커피로드
선물 같은 수확의 계절
특명, 펄핑 머신을 가동하라
커피, 길을 떠나다
히말야의 선물
제작진 후기 아름다운 커피가 키워낸 아름다운 희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스물다섯 살 미나 판데와 네 아이들은 말레 마을에서 제일 가난한 가족이다. 그들에게 아또와 로띠는 가장 절실한 이름이다. 아침 식사 시간, 아또를 접시에 담는 미나의 손길도, 아또를 입에 넣는 아이들의 손길도 쉴 새가 없다. 아홉 살, 여덟 살, 여섯 살, 다섯 살. 한창 먹고 뛰어다니고 자랄 나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네 아이의 왕성한 식욕은 놀랍기만 했다. 아이들 모두 호호 불어 채 식힐 틈도 없이 아또를 입 안에 밀어 넣었다. 뜨거울 법도 하지만 얼굴 한번 찡그리는 것으로 그만. 아이들은 순식간에 비운 접시를 미나에게 내밀고 또 내밀었다.
미나네 아이들에게 아침식사 아또는 하루 중 유일하게 먹는 밥이자 양껏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다. 다른 집에서 쌀밥을 먹는 저녁 시간에 미나네는 옥수수 밥도 아닌 옥수수 빵 로띠를 먹었다. 게다가 하루치 양을 정해놓고 먹어야 하니 아이들은 로띠마저도 마음껏 먹을 수가 없다. 아이들 앞으로 돌아가는 양은 딱 로띠 반 장씩. 미나는 로띠 두 장을 구워 반을 갈라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때로는 그마저도 거르는 날이 많다. 미나네보다 살림이 여유로운 집은 하루 한 끼 쌀밥에, 감자나 커리 등의 음식을 곁들여 먹기도 하지만, 미나네 아이들은 옥수수 밥과 로띠, 그리고 약간의 우유뿐이었다.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 미나의 네 아이들은 하루 중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밥 아또를 아주 많이 먹었다. 그래야만 하루를 견딜 수 있으니까.
미나 가족을 처음 만나던 날, 카메라를 처음 본 아이들과 미나는 카메라 앞에서 우두커니 차렷 자세로 서 있기를 반복했다. 아마도 보통의 사진들처럼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려니 생각해서 그런 자세를 취했나 보다. 그래서 그들이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커피가 두 번 익으면’ 돌아온다는 남편의 약속. 그 약속이 희망의 주문이 된 걸까. 커피 밭으로 향하는 모녀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모녀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무기력하던 라디가도 활기를 되찾았고 마니사의 얼굴도 더욱 밝아졌다. 자기보다 키가 더 큰 커피나무를 애지중지 돌보는 마니사. 물도 주고 잡초도 뽑고 심지어는 커피 잎까지 물로 깨끗이 씻어가며 열심히 커피나무들을 보살폈다. 마니사에 이어 아픈 몸을 추스른 라디가도 틈나는 대로 커피 밭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열매들이 늘어가면서 기울어진 나무는 쓰러지지 않도록 받쳐주었고, 수확 전 커피나무가 충분히 물을 머금을 수 있도록 호스까지 동원해 물 주기에도 나섰다. 그렇게 라디가와 마니사는 서서히 치유의 단계로 들어서는 것 같았다. 그들에게 커피는 최고의 치유약이 되었다.
<비제이 이야기>
저는 아빠를 참 좋아합니다.
친구처럼 잘 놀아주시고 의자 같은 것도 뚝딱 만들어내는 재주 많은 아빠는 최고로 멋집니다.
그래서 아빠에게 글을 가르쳐주기로 했습니다.
아빠는 왜 글을 모르시는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아빠가 꼭 배우고 싶다고 하시니까 도와주고 싶습니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아빠와 저녁에 공부하다 보니 너무 너무 졸릴 때도 많습니다.
어쩔 때는 아빠도 졸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꾹 참고 아빠가 잘 따라하실 때까지 기다려줄 겁니다.
아빠는 선생님 말도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하는 좋은 학생이니까요.
<로크나트 이야기>
우리 장난꾸러기 막내 비제이가 이렇게 진지한 적이 있었을까요.
평소에는 한없이 철없는 응석받이 막내 같더니 수업 시간에는 제법 선생님 같기도 합니다.
어려운 글자도 척척 써내려가는 아들 앞에서
삐뚤빼뚤 그림을 그리려니 조금은 창피하기도 합니다.
이상하게 책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꾸만 눈꺼풀이 내려오기도 합니다.
다행히 비제이도 조느라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공부라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어린 선생님 말을 잘 들어보려 합니다.
커피를 위해, 우리 가족을 위해 꼭 글 읽는 아빠가 돼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