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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4949077
· 쪽수 : 484쪽
· 출판일 : 2021-09-06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몸이 끼지 않도록 허리에 고무줄이 들어간 치마나 바지를, 배를 가리기 위해 길고 넉넉한 박스티나 블라우스를 입게 됐다. (…)
그런 후미에를, 도시유키는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보게 됐다. 점차 눈빛을 말로 드러내고, 못생겼다며 후미에를 멸시하고, 결혼한 지 오 년 만에 이렇게 변하다니 사기라고 말했다.
?나를 이렇게 만든 게 누구인데
속으로 절규했다. 소리 내어 말하고 싶었으나 너무나도 바뀐 거울 속 자신을 보니, 소리가 목구멍 안에 달라붙어 나오지 않았다.
후미에는 점차 밖에 나가지 않았다. 장을 보거나 세탁소에 들르는 등 정말 필요한 일이 아니면 외출하지 않았다. 옛날 지인이나 유치원에서 사귄 엄마 친구들과도 연락하지 않았다. 대학 때와 마찬가지로 집에만 틀어박혔다.
한 달에 50만 엔의 수입을 올린다는 사실을 식구들은 몰랐다. 하지만 확실히 가계는 윤택해졌다. 고기는 동네 슈퍼마켓의 할인 상품에서 백화점 고급 상품으로 바뀌었고, 후미에가 입는 옷도 싸구려 옷가게 제품에서 패션잡지 같은 데 소개되는 브랜드로 변했다. (…)
“요즘 왠지 좀 풍족해진 느낌이야. 이렇게 돈을 써도 생활비는 괜찮아?”
후미에는 도시유키의 질문을 슬쩍 넘겼다.
“내가 알뜰하게 잘 쓰고 있어.”
그렇게 돈 이야기만 나오면 까다롭게 굴던 도시유키가 “그래?”라고만 할 뿐 더는 묻지 않았다.
콧노래를 부르며 스마트폰 게임을 시작한 도시유키를 보면서 돈이라는 게 사람 성격까지 바꾸는구나, 하고 새삼 실감했다.
후미에는 혼란스러웠다. 이 형사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지? 살해된 다자키 미노루가 사실은 쇼고라는 말인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어딨나. 바라보던 지면이 출렁 흔들렸다.
“서까지 동행해주시기 바랍니다.”
멀리서 하타의 목소리가 났다.
“몰라요.”
후미에가 중얼거렸다.
“몰라요, 다자키 미노루라는 남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