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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어문학계열 > 중어중문학
· ISBN : 9788934960294
· 쪽수 : 520쪽
책 소개
목차
다시 책머리에
정신세계사판 서문
제1부 이백편
이백 평전
아미산의 달 峨眉山月歌
청평조사(1) 淸平調詞(一)
청평조사(2) 淸平調詞(二)
청평조사(3) 淸平調詞(三)
옥계원 玉階怨
자야오가(가을) 子夜吳歌(秋)
자야오가(겨울) 子夜吳歌(冬)
까마귀 우는 밤 烏夜啼
봄바람에 누워 春怨
봄시름 春思
양반아 楊叛兒
삼오칠언 三五七言
…
제2부 두보편
두보 평전
달밤 月夜
위팔처사에게 贈衛八處士
꿈에 이백을 만나 夢李白
태산을 바라보며 望嶽
못믿을봄빛 漫興九首中(一)
봄바람이 날 속여 漫興九首中(二)
늘그막길 봄맞이 몇 번 더 오리? 漫興九首中(四)
가는 봄 漫興九首中(五)
창 밖의 실버들 漫興九首中(九)
강마을 江村
봄밤의 단비 春夜喜雨
강정 江亭
…
부록 Ⅰ 두 시인의 대비
부록 Ⅱ 이백과 두보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두보(杜甫)’를 읽을 때마다 눈물을 쏟는다. 그 도타운 인정에 감복(感服)되어서다. 읽고 또 읽고 또 읽어도, 읽을 때마다 감전(感電)되듯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아, 그 정(情)에 겨운 느꺼움! 그래서 옛 사람들 중에는 두시를 천독(千讀)을 했느니, 만독(萬讀)을 했느니 하는가 하면, 두시광(杜詩狂)으로 별명 지어진 이들도 많다. 읽을 때마다 ‘읽을맛(감동의 눈물맛)’이 없었다면 그것이 어찌 가능했겠는가. 두보의 시정(詩情 : 시에 나타난 인정)은, 그 한계가 없고, 또한 고금이 없다. 진한 감동의 짠 인정의 눈물로 우리의 마음바다를 관개(灌漑)하여, 우리를 간하고 행궈 인생을 감동으로 파동(波動)칠 수 있게 하는, 시의 사명! 그 한가운데 두보는 아직도 건재(健在)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책머리에> 중에서
혼자 마시다 보니
언제 어두웠나? 잔 거듭하는 사이,
떨어져 쌓인 꽃잎 옷자락에 수북하다.
시냇달 흩걷는 길엔 새도 사람도 없어라!
對酒不覺暝 落花盈我衣
醉起步溪月 鳥還人亦稀
〈自遣〉
꽃나무 아래서 한 잔 한 잔, 잔을 거듭하다 보니, 세상 시름 쓸은 듯 잊은 가운데, 날 저물어 어두워진 줄조차 깨닫지 못하다가, 문득 정신이 들어 살펴보니, 분분히 떨어지는 꽃잎들이 근처 일대에 수북이 널려 있음은 물론, 내 옷자락에도 가득히 쌓여 있는 것이 아닌가? 꽤나 오래 머물러 있었던 줄 비로소 짐작이 간다. 취한 몸을 일으켜, 시냇길에 비친 달빛을 밟아, 길지자[之] 걸음으로 걷노라니, 새들도 둥지로 돌아가 짹 소리 하나 없는, 적적한 봄밤은 깊을 대로 깊어 있다.
-이백 편 <혼자 마시다 보니(自遣)> 중에서
달밤
이 밤, 부주에도
비친 저 달을
아내 혼자 오도카니
보고 있구나!
가엾다 철부지
어린것들야
아비 생각 어미 시름
제 어찌 알리
향기로운 밤안개에
구름 같은 머리 촉촉하고
맑은 달빛에
옥 같은 팔이 싸늘하구나!
어느 제나 나란히
창에 기대어
두 얼굴 눈물 없이
달에 비취나
今夜?州月 閨中只獨看
遙憐小兒女 未解憶長安
香霧雲?濕 淸輝玉臂寒
何時倚虛幌 雙照淚痕乾
〈月夜〉
지금 내가 바라보며 시름에 젖어 있는 저 달을, 부주에 있는 아내도 규방 문 열어놓고 다만 홀로 오도카니 바라보며 날 그리고 있겠구나. 아득히 생각하자니, 철없는 어린것들이 도리어 가엾다. 서울서 고초를 겪고 있는, 이 아비 그리워할 줄이나 어이 알며, 아비 걱정하고 있는 어미의 시름인들 제 어찌 짐작이나마 하랴. 방 안으로 스며드는 향기로운 밤안개에, 구름같이 틀어 올린, 윤기 흐르는 쪽진 머리, 촉촉이 젖어 있고, 맑은 달빛에 바랜 백옥 같은 흰 살결의 팔뚝이 싸늘하구나! 아! 어느 때에나 세상이 평정되어, 헤어진 가족이 다시 만나, 달 밝은 사창에 나란히 기대어, 그동안 숱하게도 흘린 눈물 흔적 말끔히 가신 밝은 얼굴로, 저 달빛에 비취어 볼 수 있을는지?
-두보 편 <달밤(月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