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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정신분석학
· ISBN : 9791189736705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5-11-20
책 소개
정신분석 이론과 실천에서 라캉 정신분석은 이론적 연구는 풍부하나 실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몇 안 되는 실천 연구마저도 임상 소재를 이용한 구체적 기술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 결과 라캉파 임상 실천 모습은 구체적으로 알기가 어렵다.
이때 ‘구체적’이란 “분석가가 ‘분석 수행자analysant/분석 주체’가 말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개입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이다.”이다. 돌토는 이 수준에서 임상 실천을 상세히 말했던 몇 안 되는 라캉파 분석가이다. 돌토는 라캉의 전기 이론을 구체 화했다. 본서는 특히 라캉의 중기 이론을 같은 수준으로 구체화한다.
한마디로 라캉파라고 해도 여러 입장과 학파가 있다. 먼저 라캉이 한 말에 매우 얽매여 있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라캉이 침묵을 중시했지만 이를 지나치게 중시한다. 상대에게 분명한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 해석은 라캉파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침묵만 지키고 있으면 된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교조주의dogmatisme의 한 표현이다. 그러나 라캉의 언급은 매우 다양했다. 그의 체계는 다양한 해석에 열려 있다.
물론 라캉은 일정한 의미에서 정신분석을 새롭게 갱신했다. 돌토도 독자적인 방식으로 라캉 체계를 구체화하여 일정한 의미에서 정신분석을 갱신했다. 이 책은 ‘갱신’이란 표현은 사용하지 않지만, 돌토와 마찬가지로 독자적 해석을 가하거나 접근 방식을 나름대로 제시한다.
교조주의는 때로 “옳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대립 구도를 만든다. 이런 현상은 종교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역사를 훑어보면 교리를 둘러싼 종교 간, 종파 간 다툼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서로 다른 종파의 지도자 회담을 보면 서로 해야 할 일이나 추구하는 일이 같다는 것을 깨닫는다. 티베트 불교의 최고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영국 국교 회의 최고위 성직자 로버트 런시Robert Luncie(1864~1928)를 만나 인간을 위해 애쓰는 것이 종교의 명확한 의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길이 달라도 지향점은 같다는 하나의 예이다. 이렇듯 교조주의는 무익하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 견해이다.
정신분석의 지향점은 ‘환자가 스스로 말하는 것’이다. 흔히 생각하는 정신적 질병의 치유라는 목표는 여러 학파 분석가들이 지적하듯이 정신분석이 본래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분석 과정의 결과물이다. 「환자를 치료하려는 열정」으로 분석에 임하는 치료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틀림없이 함정이 있다. 분석가가 하는 일은 환자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바를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이 책은 지루한 교조주의와는 결별하고 독자적 관점을 가미한다. 라캉의 이론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환자가 말할 수 있게 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이 책 각 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문제와 목적을 말하고, 라캉파 임상 검토를 통해 라캉파의 역사와 현황, 임상의 기초 개념을 제시한다. 이어 2장에서는 아동분석가 모드 마노니Mannoni, M.와 프랑수와즈 돌토의 증상 사례로 라캉파 임상의 기초 개념을 확인한다. 그리고 대상관계 론 토마스 옥덴Ogden, T.과 상호주관주의학파 레닉Renik, O. 두 분석가의 증상 사례에 대해 자크 알랭 밀레르Miller, J.-A.가 행한 비판을 통해 간접적으로 라캉파 임상을 부각한다. 3장은 밀레르에 의한 다른 학파 비판이 무엇에 기초하고 있는지를 이론적 수준에서 확인하고, 그 이론에서 일반적인 임상 ‘접근’을 도출해 낸다. 이 ‘접근’과 관련해 저자 자신의 증상 사례도 몇 가지 검토한다. 여기까지가 라캉 전기 이론에 관한 논의이다.
4장은 라캉 중기를 중심으로 이동한다. 중기 이론에 근거한 임상 형태를 모색하고 몇 가지 기법을 끌어낸다. 이 기법의 예시로 필자의 사례를 포함하여 몇 가지 증상 사례를 언급해 두었다. 5장에서는 앞 장에서 도출한 임상 방법을 깊이 있게 고찰하고, 그 방법에 내재한 ‘탈동일시’를 논의한다. 이때 저자의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하려고 시도한다. 6장은 라캉 전기와 중기의 임상 형태를 논하고 이를 다시 정리한다. 7장은 앞 장의 결론인 라캉파의 개입 방법에 따라 어떻게 임상이 진행되고 치유에 이르는지, 장기적인 여정을 제시한다. 이 작업에서 클라인파나 프로이트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리고 마지막 8장은 지금까지 논의를 총괄한 후 라캉 후기 임상 형태를 제시하며 라캉 이론의 전체상을 임상적인 관점에서 묘사한다.
이 책의 독자성은 대략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여 구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상세하게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이론에서 실천적인 방법을 도출하여 「라캉적인」 기법을 명시한다. (2) 「라캉파의 기법」을 일본에서 실천하고, 활용과 작용을 사례로 보고한다. (3) 라캉 중기의 구체적인 임상 형태를 제시한다. (4) 라캉 후기 임상에 관한 이론을 소묘해 그 이론의 전모가 충분히 파악되지 않은 라캉파 정신분석의 전체상을 임상적인 관점에서 제시한다. 이 점은 독자성에 한 가지 더한 것이다.
이런 독자적 관점에서 이 책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1) 임상심리학이나 정신분석에서 연구자와 임상가에게 활용 가능한 새로운 임상적 도구를 제공할 수 있다. (2) 라캉파의 임상 실천을 명시해 라캉파 임상을 구 체적으로 논의하는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 (3) 라캉파와 다른 학파와 대화하며 서로 다른 학파 간 교류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목차
일러두기
서문
1장. 서론: 목적과 도입
1. 실천적 기술의 결여
2. 라캉파의 역사와 현대
3. 상징적 거세라는 임상적 기초
2장. 3항 관계 및 2항 관계의 분석 사례
1. 모드 마노니의 예
2. 프랑소아즈 돌토의 예
3. 토마스 옥덴의 경우
4. 오웬 레닉의 예
5. L 도식
3장. 라캉 제1임상 또는 동일시 임상
1. 라캉 전기와 임상 형태
2. 내용 해석(시니피앙 연쇄 뒤따르기)
3. 사랑과 분석가의 욕망
4장. 라캉 제2임상 또는 환상의 임상
1. 라캉 중기와 그 임상 형태
2. 공백을 둔 해석(<회기 끝내기>와 침묵)
3. 해석의 스펙트럼
5장. 분석 경험 전면에 위치한 침묵
1. 정신분석에서 침묵
2. 사례 D.
3. 침묵의 탈동일시 기능
6장. 공시적인 것으로 존재하는 두 개의 임상
1. 충동적 무의식
2. 「대상 a」의 두 가지 기능
3. 라캉의 전이 이론
4. 보완적인 두 개의 임상
7장. 치유를 위한 환상의 반복
1. 여러 정신분석 학파의 환상
2. 꿈에서 보는 환상의 특징
3. 치유의 중심에 있는 환상
8장. 라캉파 오리엔테이션
1. 라캉파의 임상 이론
2. 라캉파의 기법
3. 라캉파의 의의
저자 후기
참고 문헌
색인
저자 및 역자 소개
역자 후기
책속에서
프랑스 정신분석가 라캉의 이름에는 아직도 「어렵다」는 형용사가 자주 붙는다. 라캉의 주요 저작인 『에크리ECRITS』는 프랑스에서 간행된 지 약 40년, 일본어 번역은 약 30년 된다[한국어 번역 2019]. 그동안 많은 연구서나 해설서가 세상에 나왔는데도 라캉의 난해함은 불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캉파 정신분석의 실천 연구를 개괄해 보면 ‘사례 연구’는 사례에 대한 사후적 이해만 기록되어 있다. ‘기법 이론’에는 사례 관련 해석이 없다. 라캉파의 임상보고에는 「치료자[분석가]가 환자[분석 주체]의 이야기에 대해 무엇을 생각했고, 거기에서 어떤 개입을 했고, 어떤 결과가 드러났는가」의 구체적 서술이 부족하다.
라캉의 첫 번째 임상은 「동일시 임상」, 두 번째 임상은 「환상 임상」, 세 번째 임상은 「생톰(sinthome: 증후症候) 임상」이다(Miller, 2001-02: 2002/5/22). 이것이 이 책이 근거하고 있는 「라캉파 임상」을 접근하는 구조이다. 아래에 각각의 임상에 관해 밀레르가 언급한 것을 확인해 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