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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34971603
· 쪽수 : 576쪽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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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야고는 묵묵히 건달들을 지나친다. 그의 머릿속은 다른 플레이어들에 대한 생각으로 분주하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열한 명의 플레이어들은 지금쯤 자기 몫의 운석 조각을 챙겼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일족인지 궁금하지만 각 일족은 다른 일족에 대해 전혀 모르므로 아무것도 추측할 수 없다. 아직까지는. 그러나 ‘소환’의 때가 오면 알게 될 것이다.
야고보다 강한 플레이어도 있을까? 더 영리한 놈은? 야고보다 더 흉측하게 생긴 놈도 혹시 있을까? 어떻든 상관없다. 어차피 전부 죽일 테니까.
플레이어들은 서로를 훑어본다. 비로소 처음으로 서로를 마주한 순간이다. 이제부터 뒤쫓고, 맞서 싸우고, 사랑하고, 배신하고, 두려워하고, 죽여야 할 상대들을.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레이어들을 관찰하며 각자의 특징을 하나하나 기억 속에 새겨둔다. 눈 색깔, 문신, 점, 머리 모양, 자세, 턱선, 보조개, 버릇 등등. 그리고 그 특징들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추측하고 판단한다. 적을 재빨리 파악하고 약점을 분석하는 법을 그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들에게는 거대한 피라미드보다 다른 플레이어들의 존재가 더 경이롭게 느껴진다. 이들이 바로 그 열두 명의 플레이어인 것이다.
샤리는 아기를 안는다. 린은 펑펑 울고 있다. 희망, 기쁨, 슬픔, 고통이 모두 뒤섞인 울음이다. 샤리는 활짝 웃는 아기 아빠에게 아이를 안겨준다. 아빠가 누군가가 준 스카프로 아기의 몸을 감싸는 동안, 샤리는 허리띠에 맨 주머니에서 접이식 칼을 꺼내 탯줄을 잘라낸다.
사람들이 방금 엄마 아빠가 된 두 사람을 보기 위해 밀려든다. 샤리는 뒤로 물러선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미소가 나온다.
엔드게임을 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인가 보다.
샤리가 자기 좌석으로 돌아가려 하자 승객들이 길을 터준다. 샤리는 이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자리에 앉아 앨리스 울라팔라에게 마음속으로 감사를 전한다. 정확히 어떤 방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플레이어가 있어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
탄생의 순간 치솟았던 흥분이 잦아들자, 샤리는 자신을 그토록 괴롭히고 들쑤시던 숫자 암호가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새로운 메시지가 떠오른다. 이번에는 뒤죽박죽 뒤섞인 산스크리트 문자들이다. 그걸 풀어 제대로 된 문장으로 맞춰보니 이런 뜻이 나온다.
‘그 아이는 이제부터 네 일족이다. 네가 게임에서 지면 아이도 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