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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4976257
· 쪽수 : 600쪽
책 소개
목차
Beginnings 발단
Middles 전개
Endings 결말
Begginngs 발단
옮긴이의 말
개정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에게 A는 오스틴Austen, B는 브론테Bronte, C는 찰스Charles, D는 디킨스Dickens였다. 나는 여기에서 알파벳을 깨쳤다. 아빠는 나를 안고 책장 사이를 거닐며 알파벳을 가르쳐주었고 읽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서명과 저자명을 색인카드에 옮겨 쓰면서 쓰는 법도 배웠다. 그 카드들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카드함에 그대로 남아 있다. 책방은 내게 집이자 일터였다. 그 어떤 학교보다도 멋진 학교였으며,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나만의 대학이었다. 책방은 나의 삶이었다.
“여사님께선 지난 2년간 기자들에게 열아홉 가지의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여기 오기 전에 알아낸 것만 해도 열아홉 편이니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겠죠. 아마 수백 편쯤.”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내 직업이니까. 난 작가야.”
“전 전기 작가예요. 진실만을 다루죠.”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쳐들었고 뻣뻣하게 말아 올린 머리카락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그것 참 고리타분한 직업이군. 나라면 전기 작가 따위는 절대 하지 못했을 거야. 한 편의 지어낸 이야기가 더 많은 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지금까지 여사님이 세상에 내놓은 이야기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던데요.”
“돌아와! 이야기를 들려주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는 멈추지 않았다.
“옛날 옛날에, 유령이 사는 저택이 있었지!”
나는 문 쪽으로 다가갔고 손잡이를 잡으려 손을 뻗었다.
“옛날 옛날에, 책으로 둘러싸인 방이 있었어!”
나는 문을 열었다. 바로 그 순간 두려움과 비슷한 무언가에 사로잡힌 거친 목소리에 나는 멈춰 섰다.
“옛날 옛날에, 쌍둥이가 있었어…….”
나는 그 말의 울림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미처 생각할 틈도 없이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