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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34993308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나무영, 고등학생 되다
뾰족괴물아, 물러가라
괴물의 이빨
괴물 사냥을 시작하다
괴물의 뱃속
글자괴물아, 물러가라
리바이어던
실체가 없는 그림자괴물이라고?
마술의 비밀
괴물의 정체
무서운 아이와 무서워하는 아이
최후의 대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급기야 점심시간쯤에는 글자괴물들이 선을 넘어 교과서 밖으로 뛰쳐나왔고, 이내 저희들끼리 헤쳐 모여 허공에 문장을 만들었다.
영원한 저능아, 실패자, 그리고 패배자여.
헉, 나는 왼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것도 부족해 붕대를 감은 오른손으로 왼손을 덮었다. 그것들은 이제 글자의 형상을 포기한 채 개미떼처럼 내게 달려들더니 붕대를 감은 오른팔을 마구 물어뜯었다.
학교 앞 골목이 개미굴처럼 엉겨 있어 으슥했다. 하나둘씩 켜진 가로등이 외눈박이 괴물처럼 느껴졌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클롭스처럼 말이다. 그때 어디선가 남자아이의 비명이 들려왔다. 소리는 뒷문 쪽으로 갈수록 커졌다. 다리에 오금이 저렸다. 그대로 뒤돌아서려는데 소리는 내 발목을 잡아끌었다.
“이제 안 그럴게요. 한 번만 봐주세요.”
그 목소리가 어딘지 귀에 있었다.
나는 오른손을 한 번 쥐었다 펴 보았다. 더는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승리의 쾌감보다 자괴감이 앞섰다. 이런 게 싸움이라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학생들끼리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동산을 내려오는데 유영이가 내 속에서 속삭였다.
“너도 나쁘지 않잖아. 나는 알 수 있어. 네 속에도 피가 끓고 있다고. 다시 말하지만, 그런 게 없다면 나는 결코 혼자 움직일 수 없어. 나를 불러낸 건 너라고. 혼자만 착한 척하지 마. 내가 악마면 너는 괴물쯤 되지 않을까?”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 거짓말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