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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4993414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5-07-17
책 소개
목차
오른쪽 집에서
왼쪽 집으로
비가 내릴 때
고아원에서
27번
승리
하르마탄의 선물
백인 여인들과 가족 책
데빌들
미국으로 가는 징검다리
엄마 품속으로
미켈라, 미아 그리고 호두까기 인형
아기 엠마
발레의 세계로
자매가 생기다
생일 파티와 통조림 모으기
두려움들
편견과 시기
흑인 발레리나들은 어디에 있을까?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하다
눈이 보이지 않다
죽음
새로운 곳으로 떠나다
미아와 멀어지다
전미 청소년그랑프리
웨딩드레스 튀튀
첫 공연 여행
열세 살이 되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와 함께 보낸 여름
불안한 한 해
<퍼스트 포지션>
성장
<퍼스트 포지션> 이후
아프리카로 돌아가다
발레단을 찾아서
날아오르다
리뷰
책속에서
내가 정말로 발레리나란 말인가? 땟물이 줄줄 흐르는 자그마한 꼬맹이, 발레리나가 되고 싶은 꿈 하나에만 매달렸던 굶주리고 겁먹은 고아 시절이 바로 엊그제 같기만 하다. ‘마빈티 방구라’라는 이름을 가졌던 나는 비 오는 계절에도 진창에서 맨발로 춤을 추었다. 알을 낳던 모기들이 성을 내며 날아올라 무는 바람에 말라리아에 걸리기도 했다. 사랑하는 부모님을 모두 잃은 이후, 고아원에서 살면서 갖은 고생을 겪을 때 오로지 꿈 하나만 생각하며 간신히 버텼다.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살갗을 문지르다가 언젠가 나의 자매, 미아가 한 말이 떠오른다.
“그건 닭살이 아니라 백조 소름이라고 생각해, 미켈라! ”
- 프롤로그 중-
그제야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이 확 다가왔다. 엄마가 영원히 떠나 버렸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아득해졌다. 나는 악을 쓰기 시작했다.
“싫어요! 싫어요! 나도 엄마 따라갈래요! 같이 묻어 주세요! 나도 살기 싫어요! 이젠 날 사랑해 주는 사람도 없다고요!”
예부 큰어머니가 사정했다.
“제발 조용히 좀 해라! 네 큰아버지는 너를 네 엄마 무덤에 던져 넣고도 남을 사람이야.”
하지만 나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내가 울부짖자 예부 큰어머니는 큰아버지랑 마을 사람들이 파고 있던 구덩이로 내가 뛰어들까 봐 더욱 힘주어 나를 붙잡았다. 그 손을 기어코 뿌리치고 달려가 보니 사람들은 벌써 삽으로 흙을 퍼서 엄마의 시신 위에 뿌리고 있었다.
-<비가 내릴 때> 중에서-
예전에 엄마 친구 한 분이 대학 때 가장 좋은 흑인 여학생 클럽에 들어가려면 슈퍼마켓에서 쓰는 갈색 봉투보다 더 옅은 색 피부를 가져야 하는데 자기는 그‘갈색 봉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서 탈락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활짝 웃고 있는 흑인 발레리나의 얼굴을 기대하며 매일 발레단 홈페이지에 나온 수십 장의 사진들을 찾아보는 동안 자꾸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흑인 남자 무용수들은 꽤 있었지만 여자 무용수는 찾기 힘들었고, 기껏 찾았다 해도 갈색 봉투 테스트를 통과할 만큼 피부색이 옅은 사람들뿐이었다.
‘나는 피부색 때문에 발레리나가 되지 못하는 걸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흑인 발레리나들은 어디에 있을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