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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5208036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09-10-2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 지금 이대로가 좋아
1부 마음 같지 않은 세상에 대처하는 자세
한발 두발 숨 한번 쉬고
가능성을 택하고 싶다
촛불을 드는 이유
대통령 사랑하기
함께 발을 구르다
2부 아들과 함께 걷는 길
7년 만에 처음 만난 아들과 아빠
예수가 열세 살 때 마리아의 심정
아이한테 못되게 굴어본 적 있어요?
걱정 마세요, 엄마
아들의 두 얼굴
희망은 뜻밖의 순간에
3부 죽음을 건너다
내 옷장 속의 엄마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냐
제대로 넘어지는 법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했다
세이디의 일생
4부 인생은 아름다워
모든 일이 다 잘될 겁니다
라합의 빨간 끈
내가 성모 마리아를 부를 때
80퍼센트의 진심
아줌마 살들과 함께한 크루즈 여행
에필로그_ 모두에게 축복 있기를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세월은 내가 평생 찾던 것을 주었다. 바로 나를 준 것이다. 세월은 시간과 경험과 실패와 승리를 주었다. 오랜 세월 우정을 보여주며 내가 변해가는 것을 도와준 친구들도 주었다. 이제 나는 내 모습을 찾았다. 이것은 내가 갈망하던 삶이다.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했던 모습이다. 물론 내 모습들 가운데는 내가 싫어하는 면도 있다(몇 년 전만 해도 내 배에 셀룰라이트가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잘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군인처럼 엄마처럼 나를 위해 싸우고 나를 아낀다. - 프롤로그 “지금 이대로가 좋아” 중에서
나도 부시라면 질려버렸다.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업業이라는 말도 못 들어봤을까? 그들은 거짓말을 동원해 전쟁을 일으켰고, 엄청난 군사력으로 다른 나라의 국경을 넘었으며, 국제적인 협정이나 합법적인 구실도 없이 다른 주권국가에 우리의 정부형태를 강요하려 했고, 기가 질릴 만큼 돈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가난하다 못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죽이는 일에 나섰다. 그러고는 마치 버릇없는 십대들을 타이르듯이, 우리에게 그것이 끔찍한 선례를 남긴 부도덕한 전쟁이라는 말을 삼가라고 지시했다. 그런 말을 하는 건 적을 돕는 행위라나.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예수회 신부인 톰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나의 절친한 친구이며, 나보다 몇 살 위이고, 나처럼 강연도 하고 묵상을 이끌기도 하면서 지저분하게 늙어가고 있다. 그는 대개 나의 정신상태, 술주정, 성적인 난잡함에 관한 최신 소문들을 전해주려고 전화를 하곤 한다. 그러고는 내가 이웃들한테 은밀한 사생활을 죄다 노출했음을 알고 다들 역겨워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날은 생일 축하인사를 하려고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이 미친 세상을 어떻게 헤쳐 나가지?”
내가 물었다. 수화기 저편에서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왼발, 오른발, 왼발, 숨 한번 쉬고.” - 1부 마음 같지 않은 세상에 대처하는 자세 “한발 두발 숨 한번 쉬고” 중에서
오늘 나는 우리 병사들이 빨리 집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할 예정이다. 미국과 이라크 병사의 아이들을 위해, 무고한 이라크 국민들을 위해, 전쟁포로들을 위해, 구호단체들을 위해, 우리 지도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할 것이다. 오클랜드와 이스트 팔로알토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기도할 것이다. 하루에 한 사람씩 용서하게 해달라고, 적대감을 조금씩이라도 버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이다. 어쩌면 오늘 누군가를, 예를 들어 우리를 이런 혼란 속으로 끌어들인 부시 같은 인물을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할지도 모르겠다. 비록 그 기도가 잘 풀릴 것 같지는 않지만. 나는 용서에 별로 소질이 없다.
기도를 할 때는 촛불부터 켜는 것이 좋다.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시작한 뒤로 나는 줄곧 A. J. 머스트를 생각했다. 베트남전쟁 때 밤마다 촛불을 들고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던 사람 말이다. 어느 비 오는 밤, 기자가 그에게 물었다.
“머스트 씨, 촛불을 들고 밤에 혼자 여기 서 있는 일로 이 나라의 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으십니까?”
“아, 제가 여기 있는 건 이 나라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나라가 저를 바꾸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 1부 마음 같지 않은 세상에 대처하는 자세 “촛불을 드는 이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