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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기업/경영자 스토리 > 국외 기업/경영자
· ISBN : 9788935209262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2-05-25
책 소개
목차
한국 독자에게
역자 해제
애플 조직도
1장 스티브 잡스를 넘어서
모든 길은 잡스에게로 통한다 | 애플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 잡스의 패러독스 | 기사회생 | 생산적인 자아도취자 |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까?”
2장 비밀주의
출입금지 구역 | 무서운 정적 | 보호막 안의 사람들 | 조직도가 없는 회사 | 애플에서 일한다는 것
3장 집중력
디테일에 집착하는 회사 | 디자인 철학과 수직적 통합 | 훌륭한 아이디어에 ‘아니오’를 외친다
4장 영원한 신생 회사
직접책임자 | 작은 회사처럼 민첩하게 | 애플의 가치관 | “그래도 난 아직 애플에서 일해” | ‘톱 100’ 모임
5장 애플을 움직이는 사람들
잡스가 떠난 뒤 | ‘미스터 백오피스’ 팀 쿡 | 수석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 아이폰 개발자 스콧 포스톨 | 그 외의 임원들 | 이사회 정예멤버들
6장 고유한 메시지 전달하기
단순함, 간결함, 집요함 | 스토리텔링과 교육 효과 | 예술 공연 키노트 발표 | Simplify, Simplify, Simplify | ‘당신에겐 알려줄 수 없다’ 전략 | 학자들이 연구하기 힘든 기업
7장 친구와 경쟁자 다루는 법
‘ i ’의 의미 | 파트너십이란 없다 | 삼성전자를 대하는 자세 | 호텔 서비스에서 영감을 얻다 | 애플을 사랑하는 사람들
8장 포스트 잡스 시대
어떻게 잡스 정신을 이어갈 것인가 | 변화의 바람 | 수학 지향 구글, 디자인 지향 애플 | 규모의 한계
9장 애플 방식은 모방 가능한가
애플 방식이 과연 통할까 | 모방자들 | 애플 연구하기 | 모방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10장 지금 애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쿡의 데뷔 | 맥으로 비즈니스하는 시대 | 애플의 성장은 계속될까 | 호박벌의 비상
저자 후기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이사회에 시리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는 모바일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인 스콧 포스톨에게 잡스가 말했다. “그걸 이리 주게.” 자신이 직접 새로운 기능을 시험해보겠다는 뜻이었다. 1985년 잡스가 애플을 떠난 뒤 창업한 컴퓨터회사 넥스트NeXT 시절부터 줄곧 잡스와 함께해온 포스톨은 순간 움찔했다. 그는 쇼맨십과 열정, 카리스마 그리고 잡스에 비견되는 명석한 두뇌를 지닌 엔지니어다. 그럼에도 그 순간 포스톨이 망설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시리의 장점은 사용자의 독특한 습관이나 사소한 특징을 파악하고 주인의 목소리를 익혀 그에 맞게 최적화된다는 것이다. 시리는 마치 주인의 손에 길들여진 야구 글러브 같은 것으로 그날의 데모용 아이폰은 이미 포스톨에 맞춰져 있었다. 포스톨은 잡스의 악명 높은 급한 성격도 걱정스러웠다. 더구나 잡스는 그날 특히 감정이 고조돼 있었다.
발표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고,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포스톨은 잡스에게 아이폰을 건네주기를 주저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포스톨은 평생 조심이라고는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신신당부했다. “저는 이 기계를 제 목소리에 최적화시켜놓았으니까요.” 잡스는 천성적으로 ‘아니오’라는 대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다. “전화를 이리 내놔.” 그는 포스톨에게 당장 전화를 달라고 명령했다.
‘시리’라는 기술을 개발한 신생 기업의 인수를 진두지휘했던 잡스는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었다. 그는 몇 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져 시리를 시험해봤다. 그러더니 갑자기 시리에게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남자입니까? 아니면 여자입니까?” 시리가 대답했다. “선생님, 제게 성별은 부여돼 있지 않습니다.” 순간 좌중은 안도함과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애플 직원들은 회사에 목수가 나타나면 뭔가 중요한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직감한다. 새로운 벽이 세워지고 거기에 문이 생기며 보안장치가 마련된다. 투명했던 창문은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코팅 처리된다. 어떤 방에는 아예 창문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런 방들은 ‘꽉 잠긴 방들’이라 불린다. 이런 방들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정보가 유입되거나 유출되지 않는다. 이런 소란이 벌어지면 직원들은 왠지 마음이 찜찜해진다. 그들은 회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을 것이고 아마 물어보지도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자신들에게 설명해주지 않는다면 말 그대로 자신이 상관할 바 아니다. 한술 더 떠서, 새로운 방이 생기기 전까지 보안출입증으로 자유롭게 드나들었던 그곳에 이제는 들어갈 수 없게 된다. 평범한 직원이 알 수 있는 것은 뭔가 대단히 비밀스러운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뿐,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애플의 마케팅본부 건물에 위치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내의 벽으로 가로막힌 곳에 있는 방은 제품 포장을 위한 공간이다. 소프트웨어 설계나 하드웨어 제조와 같은 무겁고 복잡한 일에 비하면 포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한참 뒤로 미뤄도 되는 일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제품을 포장하는 일에 엄청난 에너지와 자원을 투자하는 애플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제품 포장을 연구하는 이 방은 얼마나 보안이 철저한지 보안출입증이 있어야만 출입할 수 있다. 이를 보면 애플의 임원들이 사소한 것에도 얼마나 신경 쓰는지를 알 수 있다. 이 방에서 포장 디자이너는 몇 달 동안 상자들을 열어보는 일만 반복한다. 이는 매우 단조로운 작업이긴 하지만 한편으로 매우 중요한 일일 수 있다. 이 비밀스런 방 안에는 수백 개의 아이팟 상자 견본이 있다. 그렇다. 이 상자들은 고객이 새롭고 신기한 물건을 사서 포장을 뜯는 기분을 디자이너가 직접 느껴보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디자이너는 진열대에 걸거나 손잡이 용도로 아이팟 상자 뒷면 상단에 붙이는 투명 스티커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화살표 모양, 색상, 접착테이프 등을 수없이 디자인하고 시험해본다. 그들은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에 강박적으로 집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