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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경영 사상가 20인] > 앨빈 토플러
· ISBN : 9788935209514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3-01-25
책 소개
목차
서문: 정치의 종말, 또 다른 정치의 시작
추천의 글: 새로운 문명을 위한 지침서
1장 치열한 투쟁
혁명적 전제 | 사회적 파두 분석 | 미래의 물결
2장 문명의 충돌
많은 투쟁의 근본 원인 | 탈대량사회
3장 궁극의 대체재
지식의 연금술 | 지식 vs. 자본
4장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방법
생산 요소들 | 무형의 가치 | 탈대량화 | 노동 | 혁신 | 규모 | 조직 | 시스템 통합 | 인프라 | 가속화
5장 유물론적 사고방식
높은 실업률의 새로운 의미 | 정신노동의 범위 | 낮은 지식집약도 vs. 높은 지식집약도 | 지식집약도가 낮은 산업의 이데올로기 | 지식집약도가 높은 산업의 이데올로기
6장 사회주의와 미래의 충돌
지능이 없는 기계 | 소유의 역설 | 중앙계획경제의 한계 | 구시대의 낡은 사고방식
7장 정치 세력들 간의 대립
과거를 위한 로비 | 내일의 유권자들
8장 제3 물결 의제들을 위한 원칙들
구시대의 공장과 닮아 있는가? | 사회의 대량화를 위해 만들어졌는가? | 한 바구니에 몇 개의 계란이 들어 있는가? | 수직 계열인가, 계약 관계인가? | 가정의 중요성을 높여주는가?
9장 21세기의 민주주의
소수자들에 의해 행사되는 권력 | 반직접민주주의 | 의사결정의 분배 | 엘리트의 확산 | 새로운 창조에 대한 숙명
리뷰
책속에서
나는 우리가 ‘혁명적 전제revolutionary premise’라고 부르는 개념을 토대로 이 책의 논의를 진행해나가려 한다. ‘혁명적 전제’에서 우리는 향후 수십 년의 세월이 대격변, 혼돈, 광범위한 규모의 폭력 등으로 가득 찬다 하더라도 우리가 완전한 파멸에 이르지는 않을 거라고 가정한다. 또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급격한 변화들이 무작위적이거나 무질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는 명확한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러한 변화들로부터의 영향이 축적되어 나타난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변화들이 축적되어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고, 놀고, 생각하는 방식을 엄청나게 변모시키고, 결국은 더 온전하고 바람직한 미래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범세계적인 규모의 혁명이며, 그 결과 세상은 지금과는 한 차원 다른 모습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 바로 ‘혁명적 전제’의 기본적인 내용이다.
다른 측면에서 말하면 혁명적 전제는 우리가 구시대 문명의 마지막 세대이자 신시대 문명의 첫 번째 세대라는 가설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우리가 겪고 있는 혼란과 고통, 방향감각의 상실 등은 저물어가고 있는 제2의 물결 문명과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제3의 물결 문명 사이에서 우리 자신과 각급 정치기구들이 겪고 있는 갈등에서 대부분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한다.
미국의 경우―다른 많은 나라들도 마찬가지지만―제2의 물결과 제3의 물결 사이의 충돌은 전통적으로 같은 부류로 인식되고 있던 계층, 인종, 성별, 정당 사이에 사회적 긴장, 심각한 대립, 전에 없던 새로운 정치적 갈등을 야기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정치적 어휘들로는 이러한 충돌을 설명하기가 애매해졌고,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것, 친구와 적을 구분하는 것 역시 무척이나 어렵게 되었다. 편을 구분하던 구시대의 방식이 효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정치가 혼란스러워지자 사람들의 심리 상태 역시 혼란에 빠졌다. 오늘날 심리치료사들과 심리상담사들의 사업은 빠르게 번창하고 있고, 사람들은 심리치료를 받기 위해 정처 없이 이곳저곳을 떠돈다. 사람들은 현실이란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고, 무의미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는 사이비 종교나 병적인 사적 자유에 빠져들고 있다.
문명의 충돌이라는 이러한 개념은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이상한 현상들―최근 들어 갑자기 민족주의가 들끓고 있는 현상 같은―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민족주의는 민족국가의 이데올로기이며 산업혁명의 산물이다. 산업화를 추진하거나 혹은 그렇게 시작한 산업화를 완성하기 위해 제1의 물결 농업사회들은 국가라는 지위를 필요로 했고, 그 결과 민족주의가 대두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 우크라이나, 에스토니아, 그루지야 같은 구소련 공화국들은 자결권이 있다는 점을 필사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깃발, 군대, 고유의 화폐 같은 구시대 근대화의 상징과도 같은 표식들―제2의 물결 산업시대에 국가를 규정하던 표식들이다―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첨단 기술의 세계에 속해 있는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는 국가주의자들의 과격한 행동이나 사고방식의 동기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의 과장된 애국심을 그저 웃음으로 받아넘기는 이들도 많다. 이는 막스 브라더스Marx Brothers(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형제-옮긴이)가 출연했던 영화 〈오리 수프Duck Soup〉를 상기시키는데, 이 영화는 두 개의 가상 국가가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을 그리면서 국가주의자들의 과장된 애국심을 풍자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