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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442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0-05-20
책 소개
목차
제1부 가까운 그 빛의 추억 같은
물고기의 신화
풀편(篇)
파도의 시
사북(舍北)에 나갔다 오다
흰 구름과 풀
돌의 여름, 플라타너스
약(弱)
건너갈 수 없는 그 빛을 잡다
나뭇가지와 별을 쳐다보며 1
나뭇가지와 별을 쳐다보며 2
과학의 날
감자
전철 인생
은
용문산엔 노숙자가 없다
UFO
이미 나는 그때 죽었다
멸치 1
두마리 고양이
종로 5가에서 사가지고 온 달리아 뿌리
새들의 죽음
다시 오지 않는 길에 서서
오늘 저녁 오리들은 뭘 먹지
그 집 아이
제2부 비선대와 냉면 먹고 가는 산문시
북천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중부지방에서 살고 있다
흰 비둘기 아파트
203호 우편함에는
거주 이전의 자유에 대한 신청
그는 작은 사진 속에서
비선대(飛仙臺)
비선대와 냉면 먹고 가는 산문시 1
헤어지다, 그 겨울 혜화역에서
아무래도 알 수 없는 슬픔으로
서울의 겨울을 지나가면
써지지 않는 시 한편
어디서 사슴의 눈도 늙어가나
외설악
나여, 오늘 촉석루나 갈까요
비선대와 냉면 먹고 가는 산문시 2
하나의 구멍과 소외된 아흔아홉의 구멍
선풍기 나라
거미막을 밟다
천장을 쳐다보다
롤러코스터, 어디까지 보이니?
밤하늘의 별들이 좀더 밝았으면
흰 구름의 학이 되어
벌써 2020년대가 왔어요
제3부 먼지 사람들
사람 비스킷
저녁의 상공(上空)
죽은 시인의 옷
멸치 2
먼지의 패러독스
스티코푸스과의 해삼
노크
아버지 게놈 지도 한장
흰 구름과 북경인(北京人)
물방울, 물방울, 오직 물방울만
너의 나라 다도해에서
고층 지붕 위의 남자
또 공항으로 갈 때가 되었나
가족의 심장 속에서
아로니아의 엄마가 될 수 있나
이층을 쳐다보는 논개구리
시인별을 마주 보는 밤
오늘 망각의 강가에
표선(表善)에 간 적 있다
키르기스스탄의 달
사서함의 가벼운 눈발
서울, 어느 평론가와 시인과 함께
서울 사는 K시인에게
보청기 사회
제4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었습니다
연한 주황색
도무지 슬프지 않은 어떤 시간 속에서
둥그런 사과
밤의 밤을 지나가다
밤의 땅속으로
수저통
날뛰는 시간의 치마(馳馬)
그 여자 기억상실 속에서
지네
아직도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착각
영혼과 싸움
둥근 열매를 쳐다보다
엉뚱하게 태양에게
죽은 어느 청춘의 도서관에서
서 있는 불
공포의 시집이 도착한다
인형괴뢰사
총알오징어
꽃씨
폐렴의 시대
내부의 나뭇가지
어느 빌딩의 일조권에 대해
부패의 세계 속에서는
그 도시, 백층 기념 축시
슬픈 거실(居室)
시의 옷을 입다
시인의 산문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성 북천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 북천에게 편지 쓰지 않는다 눈이 내려도
찾아가지 않고 멀리서 살아간다
아무리 비가 내려도 바다가 넘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 바다에게 편지 쓰지 않는다
나는 그 북천과 바다로부터 멀어질 뿐이다 더는
멀어질 수 없을 때까지
나와 북천과 바다는 만날 수 없다
오늘도
그 만날 수 없음에 대해 한없이 생각하며 길을 간다
너무 오래된 것들은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래도
너무 오래된 것들을 생각할 때에는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나의 영혼 속에 깊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북천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부분
시인들은 서로 다른 말로 나타났다가 사라져간다
늘 아쉽지, 구름처럼, 시와 언어는
먼저 간 것들보다
아직 이곳에 남아 있는 것들의 미완이다
나는 나의 얼굴을 감싸는 나와 함께 살아간다
죽음까진 같이 갈 것이다
시는 늘 미안해서
기억할 수 없는 것을 기억할 수 있다면
쓸 수 없는 것까지 쓸 수 있다면
불가능한 생각들을 불러 모을 뿐이다, 나는
―「거미막을 밟다」 부분
죽은 시인들의 시는 얼음을 깨뜨리는 얼어붙은 먼 도시의
눈보라 치는 아침에 도착한다
죽어 있는 시인의 시는 시인이 죽어 있기 때문에 살아 있고
살아 있는 시인의 시가 살아 있지 않은 것은
시인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내일 살아 있는 시인이 죽으면
살아 있던 시인의 시는 죽은 시인의 강설로 돌아올 것이다
시는 시인의 끝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그들의 손에서 풀 냄새가 난다
시인이 죽어서 자신의 시를 볼 수 없을 때 시는 옷을 입는다
시는 혼자서 아름다워진다
―「죽은 시인의 옷」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