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480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20-08-31
책 소개
목차
제1부
미루나무의 겨울 순례
두보의 눈물
흑매 지다
기계의 시간
별빛 한줄기 흉터처럼 그어지고
월영교 능수버들전(傳)
삶은 오래 죽는다
강노새 여사
배웅을 받다
은빛 여우
산으로 가는 밭
로마의 자칼떼
태풍
제2부
버드나무로 올라가는 강물
구름은 다른 구름을 품고 어디로
검은 방
그런데 ‘눈 내리는 사월’은 무슨 계절입니까?
애급을 벗어나면
몽유행성도
빛의 중앙역
애이불상
동키호테
밭이 해고되다
춘망(春亡)
빈사의 사자상과 베트남전
백골이 진토 되어
칠십년 만에 가는 편지
봉인 해제
사과나무의 주책
제3부
얼음은 칼날을 물고 사라지고
길순심 여사의 장판법석
골로 간다
황금 간격
무현금(無絃琴)
오리털 하나가 떨어져 들썩,
근심을 밭에서 키우다
옆만 보고 달렸다
11월의 어떤 하루
고인 시간
교환가치
구도(球道)
목의 행방
마지막 힘
제4부
난설헌의 남매 묘(墓)
허공의 성(城)
빛의 가장자리
깨진 토기 위에 햇살이
아들이 다녀가다
바다는 오지 않는다
April Come She Will
바닥
대풍헌(待風軒) 시대
매사냥꾼
지난여름
뼈로 남은 선인장
번지점프
벼랑에 고드름
끝은 끝으로 이어진
백일홍이 구십구일째 되던 날
해설|장이지
시인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뼈다귀 몰골로
풍(風), 맞으며
대들면서
끝내 자기 생(生)의 흰 별을 찾아가는,
저 허공에 눈이 먼
―「미루나무의 겨울 순례」 전문
임종 의식에서 사제는 자기 엄마 앞에서도 감정이입되면 안 된다. 목에 차는 슬픔의 수맥을 틀어쥐고 죽음 바깥에 있어야 한다. 잘 보낸다는 건, 죄가 있어도 그게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무의식 덩어리를 흔들어서 동의를 구하고 답을 받아내는 묵묵부답의 연속. (…) 한 생애를 잘 배웅한다는 건 죽음을 잘 받아내는 것, 그런 다음에 탈진한 죽음은 영원히 살고 삶은 오래 죽는다.
―「삶은 오래 죽는다」 부분
바닥은 자꾸 밀리면서 바닥이 된다.
아직은 바닥이 아니야,
최선을 다하면서 밑바닥이 된다.
언제부턴가 바닥은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어찔하다.
자기 심장보다 땅의 심장이 더 쿵쾅거릴 때
어깨를 들고 자꾸 일어서는 유혹에 흔들린다.
―「허공의 성(城)」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