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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6437077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08-10-01
책 소개
목차
여행
지금 행복해
설악 풍정
기적처럼
피서지에서 생긴 일
톡
낚다 섞다 낚이다 엮이다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깡통
해설│이경재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버지에게 이혼서류를 갖다주고 어지간하면 도장을 찍으라고 말하는 아들이 인류역사에 몇명이나 될까. 나는 유별난 아들이 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친구니까 친구로서 권유한 것이다. 엄마가 내게 시킨 건 절대 아니다. 엄마는 지금 이대로도 상관없다고 할 것이다. 엄마와 애인이 살고 있는 집에 아버지가 쳐들어가서 어떻게 할 것도 아니다. - 본문 67쪽, '지금 행복해' 중에서
"아, 이거 정말 죽인다. 이런 사이다 맛은 평생 처음이네."
청년들이 불을 피우고 팬을 올려놓았다. 불고기 익는 냄새가 나자 만재는 현기증을 느꼈다. 냄새만으로 황홀할 수가 있구나. 만재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청년들은 코펠을 각자 한 벌씩 가져왔다. 알루미늄 그릇에 위스키를 받아서 단숨에 들이켠 만재는 속이 찌르르하는 느낌에 공명하듯 어깨를 떨었다. 상추에 불고기를 올려서 입이 미어터져라 밀어넣고 씹기 시작했다. 입아귀가 맹렬하게 반응했다. 빨리 씹어서 다음 차례의 소화기관에도 그 미칠 듯한 맛을 보게 해주겠다는 듯, 입 근육이 모두 전력으로 가동했다. 봉수도 눈이 가운데로 몰린 채로 넋을 잃고 고기를 씹고 있었다. 영덕도 예외는 아니었다.
청년들은 약간 놀란 듯 그런 그들을 지켜보았다. 만재가 슬쩍 청년을 보자 청년은 미소를 지르며 고개를 돌려 맥주를 마셨다. 상추로 싼 불고기를 열 번쯤 맛보고 나서야 위에서 이젠 천천히 보내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때부터는 술을 마시기 시작해서 다시 위에서 신호를 보낼 때까지 위스키 한 병을 비웠다.
"아, 이거 미안해서 어쩌죠? 우리가 술을 다 먹어버렸네." - 본문 39쪽, '여행'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