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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집을 떠날 때

오래전 집을 떠날 때 (리마스터판)

신경숙 (지은이)
  |  
창비
2021-07-15
  |  
14,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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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집을 떠날 때

책 정보

· 제목 : 오래전 집을 떠날 때 (리마스터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36438470
· 쪽수 : 428쪽

책 소개

신경숙의 세번째 소설집 『오래전 집을 떠날 때』의 개정판. 문장을 좀더 정교하게 매만졌고 소설 속 인물들의 쓸쓸함을 잘 보여주는 팀 아이텔의 그림을 표지로 삼았다. 여리고 미미한 것들의 존재를 보듬는 작가 특유의 관찰력과 섬세한 언어감각을 보여준다.

목차

감자 먹는 사람들
벌판 위의 빈집
모여 있는 불빛
오래전 집을 떠날 때
빈집
마당에 관한 짧은 얘기
깊은 숨을 쉴 때마다

해설 | 임규찬
새로 쓴 작가의 말 / 개정판 작가의 말 / 초판 작가의 말 / 수록작품 발표지면

저자소개

신경숙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 「겨울 우화」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소설집 『겨울 우화』 『풍금이 있던 자리』 『오래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종소리』 『모르는 여인들』, 장편소설 『깊은 슬픔』 『외딴방』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아버지에게 갔었어』, 짧은 소설집 『J이야기』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네 슬픔아』 『요가 다녀왔습니다』와 한일 양국을 오간 왕복 서간집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을 펴냈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을 비롯해 41개국에 번역 출판된 것을 시작으로 다수의 작품들이 영미권을 중심으로 유럽과 아시아 등에 출판되었다. 국내에서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호암상 등을 받았으며, 『외딴방』이 프랑스의 비평가와 문학기자가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을, 『엄마를 부탁해』가 한국문학 최초로 ‘맨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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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못해준 것만 생각나는 것이 사랑이라면, 나는 여태껏 사랑도 한번 제대로 못해본 셈입니다.


울지 마라. 네가 울어도 나는 가야 해. 이 집에 더이상 머물 수가 없단다. 이미 가질 수 없는 것에 눈이 쏠려버려서 여기를 떠나야만 나는 살 수 있어. 그러니 눈물을 그치렴. 세월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으나 한쪽으로 쏠린 내 눈이 제자리로 돌아오면 그땐 어디에 있다가라도 꼭 돌아올게.


문을 따고 들어와 타월로 머리를 싸매고서 시간을 들여 샤워를 했다. 고정적인 일자리를 찾아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도 같고, 기교에 넘치던 첼로 앞의 요요마 생각을 했던 것도 같고, 서른이란 내 나이를 생각했던 것도 같다. 서른. 나는 청춘이랄 것도 없이 이십대를 지나왔다. 하나의 사건도 없이, 문장이 될 만한 한마디의 말도 없이. 나의 이십대는 침묵과 도보뿐이었다. 나는 말없이 그냥 여기저기를 걸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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