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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내게 왔던 그 모든 당신](/img_thumb2/9788936438951.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6438951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3-02-17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부_좋은 사람들
큰절을 올리고 싶은 통영의 어른 제옥례 선생/걷고 또 걷는 맑은 선비 김기현 선생/‘문학동네’ 손 떼고 떠나는 강태형 대표/부안시장에서 물메기탕 잘 끓이는 장순철 여사/전북 익산 왕년의 주먹대장 조석기 사장/애써 심심하게 살고 싶은 박성우 시인/시의 첫걸음을 가르쳐주신 도광의 선생님/5월을 노래하는 가수 김원중/모악산 아래 사는 청년작가 유휴열 화백/나보다 시를 잘 쓰는 열살 꼬마시인 이건/나를 두목이라 부르는 내 친구 정진섭/살아 있는 기억의 역사, 100살의 김병기 화백/딱따구리에 미친 남자 김성호 교수/돌아온 탕아 같은 시인 박기영/영락없는 안동 촌놈 안상학 시인/큰 귀를 가진 따뜻한 진보교육감 김승환/아름답고 쓸모없기를 꿈꾸는 시인 김민정/무한히 착하고 매사에 지극한 시인 유강희/암수술 이겨낸 봄꽃 같은 제자 이정민/내가 아는 가장 진보적인 할머니 선쌍임 여사
2부_몸속 잎사귀를 꺼내 흔드는 날
임홍교 여사 약전/구리실과 바디힌잎나무/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돌담을 쌓으며/동시를 읽는 겨울/마당을 나간 암탉/멧돼지 생존 입장문/새들의 안부를 묻는다/시란 무엇인가/시와 식물/아, 변산반도/팽나무에 대한 편애/책을 읽지 않는 어른/자두와 추리의 관계/영양 수비면 자작나무 숲에서/초간정 가는 길/광기와 윤리/내성천을 때리지 말아주세요/숲과 나무들의 장례
3부_그래도 살아갑니다
평양은 멀지 않다/배차적과 배추적과 배추전/너를 마지막으로 나의 청춘은 끝이 났다/때를 맞추는 일/권태응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몇 무릎 몇 손이나 모아졌던가/우물에 빠져 있는 동시/문학 자산의 기억 방식/세계는 배반하면서 성장한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떤 생명이나 사물에게 이름이 붙는 순간 그 존재는 하나의 주체로 다시 태어난다. 작명이나 명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시인은 타성에 젖어 사는 사람들 앞에 사물의 새로운 이름을 지어 들이미는 자다.
나는 식물과 관련된 책들을 자주 보는 편이다. 책에서 만나는 풀잎과 나무의 이름은 시시때때로 내 상상력을 자극한다. 식물의 이름을 맨 처음 붙인 그 사람이 바로 둘도 없는 시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에 딱 들어맞는 언어, 그 명명의 순간이야말로 시적인 순간이었을 것이다. 식물의 이름을 하나씩 익혀가면서 나는 생태적인 상상력이 우리 삶에서 왜 중요한지를 덤으로 배우게 되었다. 작은 풀꽃의 이름 하나가 깊은 사유라고 부를 만한 우주 속으로 나를 이끌고 간 것이었다.
우리는 울어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볼 날이 없었다. 누군가가 눈물 타령한다고, 또 감상적이라고 이죽거린다고 해도 평양에서는 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