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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ISBN : 9788936463649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24-12-27
책 소개
목차
책을 내면서
제1부
뿌리 뽑힌 자의 노래
천천히 흘러 멀리 가는 강물처럼
고은 문학의 역사적 의미에 대하여
봄밤에 울리는 위로의 노래
도덕적 고뇌와 시의 힘
시인 김지하가 이룩한 문학적 성과와 남긴 유산
현대시의 난해성이라는 문제
제2부
김수영은 어떻게 ‘김수영’이 되었나
신경림 시인과 헤어지는 시간
오늘 다시 호출된 김남주
송기숙의 실천적 삶과 문학적 성취
난민의 시대, 피난민의 문학
시대정신으로서의 문학, 그 역사와 과제
제3부
민족문학의 시대는 갔는가
소설 『임꺽정』의 언어에 대한 논란
말에서 글에 이르는 길
남북작가대회의 성사(2005.7.)에 즈음하여
한국문학과 세계의 만남
국립한국문학관에 대하여
한국작가회의 40년
문학비평가의 길
부록
한국 현대문학의 작은 역사
추억 속의 김수영, 다시 읽는 김수영
수록글 발표지면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식민지-분단-전쟁-반공-독재-산업화-민주화로 급박하게 점철된 이 나라의 고단한 역사는 개인들의 온갖 일상적·사회적 삶을 가두고 통제하는 넘지 못할 철책이었다. 내가 이 책에서 다룬 시인들, 김수영·강민·민영·신경림·김지하·이성선·김남주는 1921년부터 1945년 사이에 태어나 철저히 그 시대 안에 갇혀 살며 철책의 강제와 억압에 시달렸고 때로는 철책 너머로의 해방된 삶을 꿈꾸다 철망의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리기도 했던 분들이다. 그들은 평생 자유를 갈망했으나 돌아온 것은 사막 같은 팍팍한 삶이었다. 그러나 사막을 걸으면서도 그들은 ‘가장 가엾은 사람의 길동무가’ 되어 “별과 달과 해와/모래”를 노래했고(신경림 「낙타」), 그럼으로써 동포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선사했다.
문학평론가로서 나의 정체성은 기본적으로 1960, 70년대에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보다 20년, 30년 나이 많은 문단 선배들의 삶과 문학을 읽을 때 나의 의식, 때로는 무의식을 지배한 것은 그런 일종의 민족의식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들을 통해 한국문학의 ‘있는 모습’을 배운 나는 언제부터인가 나보다 20년, 30년 나이 적은 후배들에게 내가 터득한 한국문학의 ‘있어야 할 모습’을 전해줄 의무가 있다고 느껴왔다. 이 책에 지난 시대의 이야기가 많은 것은 그런 전달자로서의 사명감 때문인지 모르겠다.
작가는 백지상태에서 작품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자기가 읽은 작품을 모델로 해서 자기 나름의 창의를 발휘합니다. 모든 예술은 과거로부터 형식이나 관습을 이어받는 측면이 있게 마련이에요. 그러니까 어떤 작품을 분석하고 평가할 때 우리는 그 작품이 과거의 어떤 요소를 계승하고 있는지, 또는 어떤 면을 부정하고 혁신했는지, 이런 맥락을 살펴보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문학적 전통이 형성되고 문학사가 만들어지는 거죠. 그리고 이러한 역사적 맥락 위에서 모든 작품은 자기의 독자적 좌표를 갖는 거고요. 어떤 문학현상도 과거와의 연관성이 전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전통의 부정 자체가 새로운 전통의 창조를 지향한다는 의미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