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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녀

성소녀

쿠라하시 유미꼬 (지은이), 서은혜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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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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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성소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36464370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4-10-20

책 소개

'창비세계문학' 37권. 일본 현대문학에서 '제3의 신인' 이후 등장한 젊은 작가군 중에서도 강렬한 개성과 실험적인 작품세계로 독자적인 위치를 점했던 쿠라하시 유미꼬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장편소설.

목차

성소녀

작품해설 / 일본 ‘안보’ 세대의 ‘반’세계
작가연보
발간사

저자소개

쿠라하시 유미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일본 코오찌 현에서 치과 의사 집안의 다섯 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니혼 여자대학에서 치과위생학을 전공하고 국가시험에 합격했으나, 부친을 돕길 바란 가족의 기대와 달리 메이지 대학 불문학과에 입학한다. 재학 중인 1960년 메이지 대학 총장상 응모작인 『파르타이』가 입선하며 데뷔한다. 좌익 정서에 대해 냉정하게 풍자한 이 작품은 평론가인 히라노 켄이 이례적으로 『마이니찌신분』에 ‘오오에 켄자부로오를 발견했을 때의 흥분’을 느낀다는 호평을 실으며 주목받아 재출간된다. 오오에 켄자부로오, 이시하라 신따로오, 카이꼬오 타께시 등 ‘제3의 신인’ 이후 등장한 젊은 작가군 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아꾸따가와상 후보에도 거듭 올랐다. 일본 문단 내에서 논쟁적이고 예외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강렬한 개성으로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하였다. 폭력과 성, 이를 규정하는 사회적 규범과 질서 들이 주된 문학적 주제를 이루었으며 프랑스 문학의 앙띠로망을 위시한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기법들로부터 받은 영향이 두드러진다. 만년에는 쉘 씰버스타인, 쌩떽쥐뻬리 등의 번역가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여류문학가상, 타무라 토시꼬 상, 이즈미 쿄오까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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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혜 (옮긴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도리츠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공부한 후, 전주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임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이 몸은 고양이야』 『한눈팔기』, 오에 겐자부로의 『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개인적인 체험』 『체인지링』 『우울한 얼굴의 아이』 『책이여, 안녕!』 『회복하는 인간』 그리고 『게 가공선』(고바야시 다키지), 『라쇼몬』(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세키가하라 전투』(시바 료타로), 『시의 힘』(서경식), 『성소녀』(쿠라하시 유미꼬), 『언어와 탱크를 응시하며』(가토 슈이치), 『바다 밑에서』(김석범)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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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괜찮아요, 얼마든지 내 안으로 들어오셔도 좋아요, 어차피 내 안은 텅 비어 있으니까요.


난 한때 코뮤니스트였지만 가난뱅이의 원한 때문에 코뮤니스트가 된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런 비열한 원한 같은 건 꿀꺽 삼켜버린 근사한 괴물이 바로 나이고, 나는 무엇보다도 지적인 충동에서 혁명의 이미지를, 그리고 파괴 후의 폐허 너머로 망령처럼 아름다운 석양을 보는 것만을 바라며 닥치는 대로 벽 허무는 일을 시작한 것이라는 식으로 믿었던 듯해. 하지만 지금 와 생각해보면 이 세계의 멸망을 바라는 인간의 원한과 증오에는 역시 가난뱅이의 비열함이 스며들어 있는 거야.


나는 미키를 욕망하고 있었던 걸까? 알몸으로 내 눈 속을 헤엄치고 있는 미키는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슬픔’은 적당한 낱말이 아니지만 어쨌든 미키는 나의 내장을 간질이기도 하고 잡아당기기도 하는 것 같은 방식으로 나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성적 만족을 위한 수단으로 내 주의를 끌었다기보다는 인식의 대상으로서 나를 도발하고 있었다. 나는 커다란 물고기 같은 ‘눈’ 그 자체가 되어 미키를 먹어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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