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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봉

윤한봉

(5·18민주화운동 마지막 수배자)

안재성 (지은이)
창비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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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봉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윤한봉 (5·18민주화운동 마지막 수배자)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운동 > 사회운동가/혁명가
· ISBN : 9788936473556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17-04-25

책 소개

세계적 활동가, 임수경의 방북과 귀환을 기획한 통일운동가였던 합수 윤한봉 선생의 삶을 충실히 기록한 평전이다. 총 19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내용의 대부분을 운동가로서 그의 활동이 가장 두드러졌던 1971년부터 1993년까지의 이야기에 할애했다.

목차

책머리에 | 스스로 거름이 된 사람

1 담배 피우는 남자 | 1981 시애틀
2 빛고을의 5월 | 1980 광주
3 망명 | 1981 태평양
4 천사들의 도시 | 1982 로스앤젤레스
5 고립 | 1983 로스앤젤레스
6 돌쇠와 곰바우들 | 1984 로스앤젤레스
7 따뜻한 밥 | 1978 광주
8 해조음 | 1948~69 칠량, 광주
9 사해동포주의 | 1986~89 미국
10 국제평화대행진 | 1989 미국
11 700원짜리 선거 | 1971~73 전남대
12 민청학련 | 1974 전남대
13 아버지 | 1974 전남대
14 합수 | 1975 광주
15 조직의 명령이오! | 1976 광주
16 아름답고 슬픈 결혼식 | 1978 광주
17 신노선 | 1991 미국
18 자살 연습 | 1979 광주
19 대동정신 | 1993~2006 광주

발문 | 홍희담
연보
참고자료

저자소개

안재성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0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1992년 탄광노동운동으로 두 차례 감옥살이를 했으며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글을 써왔다. 장편소설로 『경성 트로이카』 『연안행』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등이 있으며, 『이관술 1902-1950』 『이현상 평전』 『박헌영 평전』을 비롯해 이일재, 윤한봉, 이수갑 등 다수의 평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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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중학교 때였다. 한글과 한문 중 어느 게 더 우수한가를 두고 절친한 고향 친구와 논쟁을 하게 되었다. 서당에 다니고 있던 친구는 한문을 모르면 사람 노릇을 못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버지와 큰형으로부터 한글이 세계에서 제일 훌륭한 문자라는 말을 듣고 자라난 윤한봉은 한글이 더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한참 말싸움을 하던 끝에 화를 참지 못한 윤한봉이 벌떡 일어나 맹세를 해버렸다.
“만약에 내가 앞으로 한문을 쓰게 되면 개새끼다!”
이때부터 한자를 쳐다보지도 않고 살았는데 한자가 일상적으로 통용되던 시절이다보니 실생활에서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중략) 나중에 경찰 수사를 받을 때도 본적 등을 한자로 못 쓰자 일부러 안 쓰는 것으로 오해받아 ‘억울하게’ 두들겨 맞기도 했다. 그래도 끝내 한자 공부를 하지 않았다.


박형선과 함께 책을 팔러 소안도에 갔을 때였다. 박형선은 술을 좋아했는데 옥살이하고 나와 집안에서 구박을 받는 처지라 주머니에 땡전 한 푼이 없었다. 저녁이 되니 자꾸 술 생각이 나서 윤한봉에게 졸랐다.
“한봉이 형, 막걸리 딱 한 잔만 합시다.”
윤한봉은 냉정했다.
“무슨 소리야? 우리가 뭐 때문에 이걸 팔고 다니는데?”
“아니, 형님 딱 한 잔만!”
“안 돼! 이 돈은 개인 돈이 아닌 것이여. 절대 안 돼!”
“아이고 내가 정말 미쳐블겄소!”
박형선은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팬티 차림으로 바닷물 속에 뛰어들어 열을 식히다가 한참 만에 나오는 것이었다.
이토록 지독하게 모은 돈으로 김정길에게 몸보신용 염소를 사 먹이고 구례 화엄사 쪽으로 요양을 보냈으며, 남은 돈은 구속자협의회 운영비로 썼다.


셋째 아들의 결혼이 팔순 노모의 간절한 소원이었다. 귀국을 하니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으면서 윤한봉에게 먼저 청혼을 해오는 여성도 여럿 있었다. (중략) 윤한봉은 곧장 로스앤젤레스 민족학교로 국제전화를 걸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총무 신경희가 받자, 긴말 없이 자기하고 결혼하자며 한국에 들어오라고 했다. 그야말로 무뚝뚝한 청혼이었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말을 들은 신경희는 멍해져서 자기가 정확히 무슨 말을 들었는가도 잊어버렸다. 생각 좀 해보고 다시 통화하자고 답했다. 신경희는 일주일 후 다시 윤한봉의 전화를 받았다.
“생각해봤어?”
“형님, 나 먹여 살릴 수 있어요?”
얼떨결에 나온 신경희의 말에 윤한봉은 태연했다.
“내가 어떻게 먹여 살리나?”
“알았어요. 들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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