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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6513238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8-11-28
책 소개
목차
1부 / 2부 / 3부
작품에 대하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빠른 걸음으로 고시원 앞에 도착한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둡고 좁은 계단을 올라 3층으로 들어서자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지나다닐 수 있는 넓이의 복도가 나타났다. 복도를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나 있는 무수한 문들, 그 문 하나하나마다 그와 다를 바 없는 비루한 삶을 이어 가는 낙오자들이 숨 쉬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복도를 지난 그는 양옆으로 이어진 답답한 문들 가운데 하나인 자신의 보금자리, 끔찍한 관의 뚜껑을 열었다. _‘1부’에서
“우리 시대의 모든 과학적 진보는 진실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어. 물리학과 진화생물학 연구 결과들이 제시하는 결론을 외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 아니, 굳이 호킹이나 도킨스, 히친스 같은 이들을 끌어들일 필요도 없이 이 부조리한 세상을 봐. 파국을 향해 질주하는 세상을 보라고. 이것이 신의 창조물이라면, 그 신이 선한 존재라면 왜 세상을 이 상태로 놔두는 거지? 그는 할 수 있잖아. 이 모든 악을 쓸어버릴 수 있잖아. 그런데 왜 그는 가만히 있지? 아니지. 그게 아니야. 이렇게 물어야 해. 그는 왜 이다지도 잔인하지?” _‘2부’ 도진의 말에서
“신앙이 있다는 건 보이는 것 이상을 보는 거야. 신앙한다는 것, 믿는다는 것은 이성보다 높은 차원의 무엇이지. 그것이 있을 때만 우리는 현실을 스스로 현실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보는 것보다 더 ‘현실적’으로 볼 수 있어. 그리고 그런 인생에 대한 진실로 현실적인 관점을 소유한 사람만이 만만치 않은 인생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거고. 나는 신앙이 있고 없고의 본질적인 차이는 이거라고 생각해. 내 경험 이상으로 내 인생에 대해 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다른 말로 시야의 차이, 볼 수 있는 넓이의 차이지. 신앙이 있다면, 고통하에서도 그것에 매몰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을 볼 수 있어.” _‘3부’ 명우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