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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7574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07-07-27
책 소개
목차
1
사자의 서
개장
공중 묘지1
공중 묘지2
공중 묘지3
공중 묘지4
공중 묘지5
공중 묘지6
1과 8사이엔 무엇이 있나
죽은 자들의 아파트에 눈이 내릴 때
소라
알박기
아우가 죽었다
일요일1
일요일2
일요일3
일요일4
불면
어느 날의 보고
넘버 포
2
구름의 우물역에서 오는 기차1
구름의 우물역에서 오는 기차2
구름의 우물역에서 오는 기차3
그와 사출기
2000년 서울, 겨울
달팽이관
목련
애인
ㅁ
길에서 엎어진 뒤 화장실로 가서
바람에게서, 바람으로부터
월영동 벚나무 길
저녁
Crying Freeman
연못에 쭈그리고 앉다
장어
3
회의
유리병 속의 포도
주인과 나
곤충들
길
시여 헛것이여
체리필터의 「낭만 고양이」를 들었습니다
네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자살
타레가 기타 교본
세월은 갑자기 흐른다
눈을 끔벅거려 보이라니
용미리
줄
괄호 안의 남자
여름 산
수인 번호
봄
샤갈 화집을 읽는 밤
스스로를 치다
오랜 사랑2
오랜 사랑1
작품 해설 / 서동욱
묘지론
저자소개
책속에서
공중 묘지 3
서울에서 행려로 죽으면 대부분 정 씨에게로 간다.
한 달 만에 발견된 주검이나, 노숙의 끔찍한 상처, 미혼모가 버리고 간 쓰레기통 속의 아이를 우리가 볼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 부는 날 자살했으나 뒤늦게 발견된 미인의 얼굴과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뺑손차에 치인 사체의 얼굴을
거두어 온 저 늙은 손, 거리에서의 죽음을 그는
안다. 한 사람 한 사람 제 몸에 안기고 묻혔음을
서울에서 떠돌던 그들이 정 씨를 몰랐듯
지상에서의 끝은 시립 병원 어두운 영안실 같은 곳
그때 나는 세상을 떠난 줄도 모르고 밥을 먹고
버스를 기다리고 여자의 입술을 훔친 건
아니었을까.
그때 누가 나의 함몰된 얼굴을 만졌을까.
누가 나의 깨져 버린 어금니에 철심을 박아
입술 모양을 되살려 줬던 것일까
자살
한 발을 들어 아픈 한 발을 감추는 것처럼
감추는 건지 어루만지는 건지 알 수 없는 저 새의 여린 발처럼
네 앞에서의 부끄러움이란 그런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걸 가지고 붉은 스웨터처럼 접어 버렸으니,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게 가장 중요한 때의 저녁은
반드시 온다.
모든 것들이 나를 잘못 만났다.
그래서 내가 탄 기차는 계속 가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