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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37422836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25-09-05
책 소개
잘못된 행동에 가담하는가
조직과 사회를 병들게 하는
공모에 대처하는 법
◆ 악행 이면의 현실과 악행을 막는 방법에 관한 시의적절한 책!
― 스티븐 핑커(『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저자)
◆ 현시대에 가장 중요하지만 여전히 간과되는 ‘공모’의 문제를 다룬다.
― 캐스 선스타인(『넛지』의 저자)
◆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 앤절라 더크워스(『그릿 GRIT』의 저자)
공모의 덫을 방치하면
기업도 조직도 사회도 퇴보한다
『우리는 어떻게 공범이 되는가』에 등장하는 사례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범죄들이다. 이 책은 기업부터 정계, 학계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널리 알려진 이야기에서 그동안 간과되었던 접근, 즉 사건의 진행과 확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공모자들의 행위에 집중한다.
미국에 오피오이드 위기를 초래한 제약사 퍼듀 파마와 그 소유주 새클러 가문에게는 중독을 조장하는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조언한 컨설팅 회사 매킨지, 퍼듀가 만든 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을 과다 처방한 의사들과 이를 공급한 약국과 병원, 의심스러울 정도로 급등한 발주량을 신고하지 않은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있었다. 벤처 캐피털 회사들은 위워크(WeWork)의 비즈니스 모델과 재무 상태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약국 체인 월그린은 테라노스의 기술에 제기된 의혹과 반대를 무시하고 혈액검사 키트를 입점시켰다. 미투 운동을 촉발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회사와 할리우드 영화계에는 와인스틴의 성범죄에 협조하거나 침묵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미국 체조 국가대표 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에 눈감은 체조협회와 올림픽위원회처럼, 가해자에 맞서야 할 리더들이 사실을 외면한 사례는 스포츠계, 종교계, 학계 등에서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공모자의 행위에 주목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자들의 책임이 덜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회에 해악을 미치는 사람들은 언제나 공범이 되어 주는 평범한 사람들이 필요하며, 평범한 사람들이 공모를 통해 악행을 조장하거나 방조한다면 같은 사람들이 행동을 달리함으로써 악행을 저지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책은 우리가 사회적 지지라는 연료를 거두어 범법자들의 비위에 가담하지 않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누구나 빠질 수 있는 공모의 함정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행동이 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베이저먼은 이것이 얼마나 큰 착각인지 알려 준다.”
― 앤절라 더크워스(『그릿 GRIT』의 저자)
사람들은 왜 조직과 사회에 해를 끼치는 타인의 행위를 도울까? 한 가지 상황을 상상해 보자. 당신은 직장인이다. 함께 프로젝트를 하는 동료가 회사 정책과 법률을 위반한 것 같은데, 확신할 수는 없다. 당신은 동료가 거래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소문을 들었다. 동료의 메모에서 의심스러운 기록도 목격했다. 그러나 범죄행위를 증명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동료의 행위에 위법 요소가 있지만 들통나지만 않는다면 회사에 도움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의혹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 조치를 취하겠는가?
공모자가 타인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가담하는 이유에는 복잡한 심리가 작용한다. 악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협력하는 공범도 있지만,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잘못된 신념을 품은 경우, 권위나 기존의 관행에 순종하는 경우, 부도덕한 행위를 묵인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경우, 구조적 특권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까지 자기도 모르게 범죄나 부정행위에 연루되는 일은 생각보다 흔히 일어난다. 의도가 확연한 명백한 공모자는 공감을 받기 어렵지만, 고의성이 분명치 않고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일상적인 공모는 많은 이에게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은연중에 일어나는 공모를 피하려면 그 기저에 놓인 심리를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행동윤리학을 비롯해 여러 분야의 연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인간은 복잡한 사건에 단순한 설명을 원하는 경향이 있으며(그래서 주범의 행동에 주로 주목하고 공모자들의 역할은 간과하기 쉽다.), 간접적으로 해악을 일으킨 사람에게 온전한 책임을 묻지 않으려 하고, 특정한 한 가지 목표가 강조되면 다른 가치를 고려하지 못하며(웰스파고 은행 경영진이 제시한 불가능한 목표는 직원들의 불법행위로 이어졌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기보다 하지 않으려는 부작위 편향이 있고, 부도덕한 행위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면 더 쉽게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심리적 기제로 인해 누구나 언제든 부당한 행위에 연루될 수 있다.
나도 모르게 공모자가 되지 않기 위해
동료들이 악행에 동조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공모의 위험에 정면으로 맞서는 법
공모자가 되지 않으려면 공모의 함정에 쉽게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물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사전에 명확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인간은 미래의 행동을 계획할 때는 도덕적인 선택을 더 많이 하지만, 실제로 행동을 해야 하는 순간에는 자신에게 이로운 선택을 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다음은 비위에 가담하지 않도록 대비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조언들이다.
• 공개적 비판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인다 ― 조직 내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 처벌이나 비난을 받을 위험성을 줄이고, 모든 문제에 개입하기보다 위법행위에 휘말릴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 목소리를 낸다. 옳은 일을 하려는 다른 동료들과 연대하는 것도 조직의 비윤리를 개선하는 데 큰 힘이 된다.
• 미리 숙고한다 ― 자신에게 중요한 도덕적 가치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고민하면 비윤리적 행위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맹점을 인정한다 ― 단일 원인의 오류, 부작위 편향, 간접적인 해악의 심리, 점진적 진화 등 공모의 일반적인 경향을 인식하면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차분히 검토할 수 있다.
• 관계를 확장한다 ― 가장 윤리적인 결정은 최대한 많은 사람을 아우른다. 소속 집단에만 매몰되지 않고 관계를 확장할 때 최대의 공동선을 낳는 행동을 지향할 수 있다.
• 집단행동을 장려한다 ― 지난 트럼프 정부 말기에 미국 법무부 간부들은 당시 법무부 장관 권한대행을 해임하려는 시도를 집단행동으로 맞서서 저지했다. 또 인구조사국의 연구 책임자들은 선거인단 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구조사 데이터 활용을 함께 뜻을 모아 거부했다.
그 밖에 윤리적인 조직을 설계하고 제도를 수립하며 공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리더가 할 수 있는 일과, 테라노스의 사기를 폭로한 타일러 슐츠와 에리카 청, 공화당 소속임에도 트럼프의 민주주의 파괴를 비판하고 탄핵 심판에 찬성표를 던진 상원의원 밋 롬니, 래리 나사르의 성범죄를 가능하게 한 시스템에 목소리를 높인 정상급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 등 악행에 맞서 싸운 “용기 있는 사람들”의 사례를 전한다.
저자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공모자가 되는 일을 전적으로 피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기대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공모의 위험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경험을 돌아봄으로써 앞으로 잘못을 조장할 가능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악인의 행동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평범한 이들이 알게 모르게 연루되는 공모를 경계하고 거리를 둔다면 사회에 막대한 해악을 미치는 사람들에게 제동을 걸 수 있다. 이 책 『우리는 어떻게 공범이 되는가』는 보다 윤리적인 사회와 조직을 고민하는 모두에게 특별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1장 누구나 공범이 될 수 있다
1 명백한 공모
2장 진정한 파트너
3장 협력자들
2 일상의 공모
4장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
5장 가짜 예언가에게 빠지다
6장 권위와 충성
7장 타인에 대한 신뢰
8장 비윤리적 시스템에 의한 공모
3 공모에 대처하는 법
9장 공모의 심리학
10장 공범이 되지 않으려면
11장 리더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가며
감사의 말
주
책속에서
공모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행위를 점검하고 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행위에 가담하지 않는 방법을 고찰할 수 있다. 공모자 중에는 여러분이 꿈도 꾸지 않을 범죄를 저지른, 여러분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담하건대 후반부의 다른 공모자들 이야기에서는 대부분이 잠시나마 자기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1장 누구나 공범이 될 수 있다
애덤 뉴먼의 사업을 통해 돈을 벌려는 투자은행들은 뉴먼이 계속 위워크의 가치에 대해 망상에 빠져 있도록 두었다. 사람들이 자기 집의 가치를 생각보다 낮게 말하는 부동산 중개인을 고용하지 않듯이, 은행들도 잠재적 고객이 생각하기에 너무 낮은 평가액을 제시하면 IPO 주관 업무를 따내지 못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뻔한 이야기지만 은행들은 IPO를 앞둔 위워크에 높은 평가액을 매겼다. 모건스탠리는 위워크에 기업 가치를 1040억 달러로 책정하라고 조언했으며, 골드만삭스는 960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권했다. 다른 주주들에 대한 책임을 외면한 던레비와 초기 투자자들을 포함한 위워크의 이사진도 뉴먼의 공모자였다. 그들은 뉴먼의 파괴적 행위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위워크가 IPO에 성공하여 자기 주식을 매도할 수 있기만을 바랐다.
―3장 협력자들
우리가 그런 현실을 눈치채지 못한 것은 현존하는 체제에 순응하는 인간의 일반적인 성향 탓도 있다. 그 체제에서 특혜를 받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공모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흔한 경우 중 하나가 기존 체제에 내재한 불평등하고 비윤리적인 특권 행위를 그대로 수용하는 때다. 이런 친족 회원 선발과도 같은 시스템이 편향을 낳는 현실을 고민하지도 눈치채지도 해결하려 하지도 않는다면, 우리 모두 이 시스템의 공범이다.
―4장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