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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4596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3-11-22
책 소개
목차
머리 전달 함수 5
졸려요 자기 15
핌 55
좆같이 못생긴 니트 조끼를 입은 탐정 137
응우옛은 미래에서 왔다 159
레이 트레이싱 187
배와 버스가 지나가고 193
오렌지빛이랄지 24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조슈아는 랄프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던 플랫폼에 다시 서 있었다. 그들이 페라리 팀의 새빨간 차를 몰아 공동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자고 이야기하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0.1초의 오차도 없이 결승선에 함께 들어온 그들은 두 대의 페라리를 나란히 편대 주행해 서킷을 돌며 관중의 환호에 힘입어 세차게 깃발을 흔들 것이다. 포디움에 올라 서로의 얼굴에 샴페인을 뿌릴 것이다. 가끔 서로를 추월하려다 사고를 내고 팀 라디오로 서로에게 욕을 하며 대기실의 정수기들을 박살 낼 것이다. (……) 과거에는 시간이 지금과 다르게 선명했던 것 같다고 그들이 꿈꿔 온 그들보다 더 나이 든 조슈아가 안경을 닦고, 지하철이 도착하고 차창에 기대 책을 읽고 몇 정거장을 지나쳐 집에 돌아 올 때까지 랄프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머리 전달 함수」에서
요 요 요. 베리 화이트의 낭송처럼 그는 그토록 무거운 밤보다도 더 깊이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지하철에 앉아 잠들어 있었다네 서서히 누워 가듯이 교차하는 터널 팔짱을 지르고 거의 의자에서 떨어지기 직전의 그의 옆자리에서 샨츠가 눈물을 흘리고, 반쯤 떠진 눈으로 차갑고 기다랗게 샨츠의 머리칼을 기어오르는 유령의 손가락을 살피며 그는 꿈인지 아닌지 다시 눈이 감기고 그가 꿈, 지하철이 마주 달려오고 두 지하철이 맞부딪쳐 불빛의 휘날림이 그려 내는 회화의 차원으로 들어설 동안 홀로 남은 눈동자로 휘날림에 하나하나 베어 가며 샨츠는 차창을 바라봤다.
-「졸려요 자기」에서
비키와 응우옛은 손을 잡고, 촉감으로 오가는 온기가 그들 주위의 추위와 박물관이 모두 가상임을 상기시키고 손을 놓고, 난간에 몸을 기대고 어깨를 기울이고 무슨 이야기를 했었는지 비키는 대화 내용보다는 말소리와 함께 흘러나오던 담배 연기, 담배 연기 뒤로 맴돌던 응우옛의 얼굴, 응우옛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밤을 구성하는 그래픽들, 박물관 섬의 긴 회랑을 둘러싼 강줄기 너머 저 먼 골목에서 미끄러지고 있는 바이크 테일 램프 불빛이 물고기 같다고.
-「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