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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88937455414
· 쪽수 : 568쪽
· 출판일 : 2015-12-16
책 소개
목차
간행의 말
전집 출간에 즈음하여 - 나의 글쓰기를 위한 변호
머리말
1부 궁핍한 시대의 시인
2부 예술가의 양심과 자유
3부 비평과 현실
4부 방법에 대하여
출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폐허에도 재건을 위한 많은 시사가 있다. 삶을 생각 없이 살아온 것이 아닌 우리 선대들은 많은 저작물을 남겼다. 그것을 무력화한 것은 외부, 주로 서구로부터 침입해 온 외래 사상이다. 이것을 하나로―그러나 경직된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하나의 문화로 재구성해 내는 것이 우리가 하여야 할 문화의 작업이다. 또 그것은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그것을 살아 있는 일체가 되게 하는 것이다. 이 작업에서 핵심적인 것은 여러
이념적 실험들을 경험적 현실로써 시험해 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주의할 것은 이 시험이 우리의 마음의 공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은 지각적 사건, 실존적 진실 그리고 보편적 전체를 구성하는 데 있어 바탕이 되는 공간이다. 이 점에서 마음은 통합의 능력이기도 하고, 세부적으로 생물학 실험에 사용하는 페트리 접시이기도 하다. ― 「전집 출간에 즈음하여」
일의 시작은 결단을 요구한다. 이 결단은 시작의 의지를 하나로 굳히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역량의 부족함과 제약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사람이 행동을 통하여 현실에 개입하려고 할 때, 상황은 늘 사람의 힘보다 크다. 사람의 현실에의 개입은 사람과 물리적 환경 사이에 존재하는 불균형과 사회적 현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루는 다른 사람들의 의지의 예측 불가능 속으로 스스로를 던지는 일이다. 이 던짐의 위험이 크다고 해서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은 이 던짐을 통하여 이러한 불균형과 예측 불가능까지도 자신의 책임 속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행동의 엄청남과 영광은 본질적으로 책임질 수 없는 것에 대하여 책임진다는 비장한 용기로부터 온다.
그러나 현실에의 행동적 개입은 절대적인 불균형과 예측 불능 속에 자폭(自爆)하는 행위가 아니다. 물리적 환경은 기술적(技術的) 통제의 정밀함에 의하여 조금 더 다룰 만한 것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의 의지의 불확실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스스로를 현실 속에 던지는 것은 그들의 공존적(共存的) 유대(紐帶)에 신뢰를 걸어 보기 때문이다. 사람의 사회적인 행동은 불가능에의 도전이 아니다. 행동에 있어서 동료 인간에 대한 신뢰는 행동의 책임을 조금은 가볍게 해 준다. 그의 잠월한 오만에도 불구하고 행동인의 겸손은 이 신뢰에 있다. ― 「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