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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지은이), 방미경 (옮긴이)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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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무의미의 축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동유럽소설
· ISBN : 9788937456749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4-06-24

책 소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 『불멸』 『소설의 기술』로 등으로 유럽을 넘어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거장 밀란 쿤데라의 마지막 소설 『무의미의 축제』가 한국어판 출간 10주년을 기념하여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되었다. 2000년, 『향수』가 스페인에서 출간된 이후 14년 후에 발표한 이 마지막 소설은 쿤데라 문학의 정점을 이룬다.

목차

1부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7
2부 인형극 공연 27
3부 알랭과 샤를은 자주 어머니를 생각한다 47
4부 그들 모두가 좋은 기분을 찾아 나선다 67
5부 천장 아래 깃털 하나가 맴돈다 93
6부 천사들의 추락 111
7부 무의미의 축제 133

저자소개

밀란 쿤데라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29년 체코의 브륀에서 야나체크 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밀란 쿤데라는 그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프라하의 예술아카데미 AMU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1963년 이래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운동’을 주도했으며,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직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농담』과 『우스운 사랑들』 2권만이 쿤데라가 고국 체코에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농담』이 불역되는 즉시 프랑스에서도 명작가가 되다. 그 불역판 서문에서 아라공은 “금세기 최대의 소설가들 중 한 사람으로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주는 소설가”라고 격찬한바 있다. 2차대전 후 그는 대학생, 노동자, 바의 피아니스트(그의 아버지는 이미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다)를 거쳐 문학과 영화에 몰두했다. 그는 시와 극작품들을 썼고 프라하의 고등 영화연구원에서 가르쳤다. 밀로시 포만(Miloš Forman), 그리고 장차 체코의 누벨 바그계 영화인들이 될 사람들은 두루 그의 제자들이었다. 소련 침공과 ‘프라하의 봄’ 무렵의 숙청으로 인하여 그의 처지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제거되었고 그 자신은 글쓰는 것도 가르치는 것도 금지되는 역경을 만났다. 1975년 그가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왔을 때 “프라하에서 서양은 그들 스스로가 파괴되는 광경을 목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1975년 프랑스로 이주한 후 르네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다가 1980년에 파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유명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작가는 어떤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테레사와 토마스는 우연히 서로 만났다가 사고로 함께 죽는다. 그들의 운명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정들과 우연한 사건들과 어쩌다가 받아들이게 된 구속들의 축적이 낳은 산물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죽음을 향한 그 꼬불꼬불한 길,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완만한 상호간의 파괴는 영원한 애매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듯 어떤 내면의 평화를 다시 찾는 길이기도 하다. 그 배경에는1960년대 체코와 1970년대 유럽을 뒤흔들어놓은 시련이 깔려 있다. 지금은 멀어져버린 체코이지만 쿤데라의 작품 한복판에 주인공인 양 요지부동으로 박혀 있는 체코, 실제로 존재하는 나라라기보다는 신화적이고 보다 보편적인 나라, 유적과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 때문에 오히려 더욱 그 본질이 더 잘 보이는 듯한 그 나라. 변함 없는 성실성과 배반,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찢겨진 존재들의 복합성, 그리고 또한 둘로 쪼개진 세계와 유럽의 드라마와 작가의 근원적 정신질환의 원인은 체코에 있었다. 밀란 쿤데라는 프랑스로 망명 후 소설가로서의 성공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변화가 너무나 급작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1968년까지 나는 체코 국내의 소설가였을 뿐 아무것도 외국어로 번역된 것이 없었으니까요. 그 뒤에 작품들이 더러 번역이 되긴 했습니다만 체코 안에서 작가로서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지요. 그래서 나는 프랑스를 작가로서의 조국으로 선택한 겁니다. 내 책들이 먼저 나온 곳은 파리였고 나로서는 그 상징적 의미를 매우 귀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밀란 쿤데라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에 대한 개념이다. 지혜의 그물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 『삶은 다른 곳에』 『불멸』 『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 『이별의 왈츠』 『느림』 『정체성』 『향수』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가 탁월한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아서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 상, 컴먼웰스 상, LA타임즈 소설상 등을 받았다. 미국 미시건 대학은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1978년에 출간된 『이별의 왈츠』는 유럽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을 수상했다. 시간과 공간 속에 놓인 우리의 삶을 마치 모자이크처럼 정교하게 수놓으면서 사랑을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쿤데라는 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평론가, 번역가 등의 거의 모든 문학장르에서 다양한 창작활동을 했으며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일구었다. 후기 작품으로는 『향수』와 오늘날 현대 소설이 지닌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의의를 쿤데라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풍부한 지식, 문학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풀어 낸 에세이집 『커튼』 등이 있다. 2013년 유작이 된 마지막 소설 『무의미의 축제』를 발표했다. 농담과 거짓말, 의미와 무의미, 일상과 축제의 경계에서 삶과 인간의 본질을 바라보는 노련한 거장의 시선이 담긴 작품이다. 2023년 7월 11일 프랑스 파리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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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경 (옮긴이)    정보 더보기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프랑스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플로베르』(편역),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뤽 페리의 『미학적 인간』, 쿤데라의 『삶은 다른 곳에』, 『농담』, 『무의미의 축제』, 레일라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히로시마 내 사랑』 등이 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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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다르델로 역시 자기 자신에게 곧바로 이 질문을 던졌으나 답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거짓말을 했다고 부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그가 의아했던 것은 그 거짓말을 왜 했는지 자기 자신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거짓말을 한 다는 건 보통 누구를 속이거나 어떤 이득을 얻기 위해서다. 그런데 생기지도 않은 암을 꾸며 내서 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자기 거짓말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이상하게도 그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웃음 역시 이해가 불가능했다. 그는 왜 웃었을까? 자기 행동이 우스웠던 것일까? 아니다. 유머 감각은 그의 강점이 아니었다. 그저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상상의 암이 그를 즐겁게 했다. 그는 길을 가며 계속 웃었다. 그는 웃었고 좋은 기분을 만끽했다.


“그런데 그 흐루쇼프란 사람은 누군데?”
“스탈린이 죽고 몇 년 후에 소비에트 제국의 최고 우두머리가 됐지.”
칼리방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말했다. “이 이야기에서 딱 하나 믿기지가 않는 건 스탈린 말이 농담이라는 걸 아
무도 몰랐다는 거야.”
“그렇지.” 샤를이 이렇게 말하며 탁자 위에 책을 내려놓았다. “왜냐하면 그 주위 누구도 농담이란 게 뭔지 알
지 못하게 됐으니까. 나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새로운 역사의 위대한 시기가 도래한 거라고 봐.”


천장 아래 살랑살랑 나부끼는 조그만 물체.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갔다 떠다니는 아주아주 작은 하얀색 깃털 하나. 샤를이 접시와 술병과 술잔으로 가득한 긴 탁자 앞에서 고개를 살짝 젖힌 채 미동도 없이 서 있자 다른 손님들도 하나둘씩 그가 왜 그러고 있는지 이상하게 여기며 그가 쳐다보는 곳을 따라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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