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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7428685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5-06-26
책 소개
목차
소개의 말 7
89개의 말 11
프라하, 사라져 가는 시 95
리뷰
책속에서
『농담』은 1968년과 1969년에 서구의 모든 언어로 번역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슬플 수가. 프랑스에서는 번역가가 나의 문체를 완전히 바꿔 소설을 거의 다시 쓰다시피 했다. 영국에서는 편집자가 내적 성찰이 이어지는 모든 단락을 짧게 자르고, 음악학적인 장들을 없애 버리고, 부部들의 순서를 바꾸어 소설을 재구성했다. 또 다른 어느 나라. 번역자를 만나 보니, 그는 체코어를 단 한 마디도 모른다. “번역을 어떻게 하셨나요?” 나의 물음에 그가 “마음으로요.”라고 대답하며, 지갑에서 내 사진을 꺼내 보여 준다. 그의 태도가 너무도 호의적이어서 나는 마음의 텔레파시로 번역하는 게 진짜 가능한 줄로 믿을 뻔했다. (소개의 말 「89개의 말」)
물론 나만큼 번역 문제로 몸살을 앓는 작가도 없다. 다른 작가들은 번역이 더 잘 되어서가 아니라, 번역본에 나만큼 영향을 많이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1968년의 러시아 침공이 있기 전만 해도, 『농담』과 『우스운 사랑들』은 프라하에서 출판될 수 있었다. 체코 독자들이 있었기에, 외국 독자들에게 읽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1968년 이후, 나의 다른 소설들은 더 이상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출간될 수 없었고, 캐나다의 한 작은 출판사에서만 체코어 원본으로 소량 출간되었다. 당시 나는 적어도 몇 부 정도는 고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국경은 그리 쉽게 뚫리지 않았다. 나와 가장 친한 프라하 친구들조차도 내 책의 체코어판은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소개의 말 「89개의 말」)
Comique_희극
비극은 인간의 위대함에 대한 아름다운 환상을 줌으로써 우리에게 위로를 안겨 준다. 희극은 잔인하다. 희극은 우리에게 모든 일의 무의미를 난폭하게 드러내 보인다. 나는 무엇이든 사람의 일에는 희극적인 측면이 있으며, 그것이 널리 알려지고 받아들여지고 이용되는 경우들도 있지만,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경우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희극의 진짜 천재들은 우리를 가장 많이 웃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미지의 희극성을 드러내 보여주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