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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73326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1-09-03
책 소개
목차
관리자들 7
작가의 말 19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관계가 대등하지 않으면 거래도 공정할 수 없다. 우위에 선 쪽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반장도 알고 본인 역시 인부들에게는 그렇게 했다. 하지만 바라는 것이 있었고, 소장이 그 속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기 때문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반장은 뭐가 계속 찜찜하면서도 어쨌든 이야기는 됐다고, 한 다리 걸쳐 놓은 셈이라고 생각했다. 텔레비전에서 강사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도움을 주는 것뿐 아니라 받는 것도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라고. 그렇게 찜찜한 구석을 털어 내고 반장은 철제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반장은 몰랐다. 이 일로 소장이 자신을 어디까지 끌고 갈지.
아내나 자신이나 서로 절박했지만 절박하기만 했다.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절박해지고 감정을 드러낼수록 그럴 여지도 여유도 없어졌다. 선길은 왜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냐며 날을 세웠고 아내는 왜 자신의 절박함을 이해하려 하지 않냐며 날을 세웠다. 이해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 한 것이었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을 알았지만, 다시 언쟁이 시작되면 상황은 똑같아졌다. 절박하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천천히 수렁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 지쳐 있다는 것을 몰라 더욱 지쳐 가는 것, 그렇게 외따로 고립되어 가는 것. 이렇게 떨어져 지내게 되고서야 그것이 보였다.
“인마, 해줄 거 다 해주고 챙겨줄 거 다 챙겨주는 게, 그게 관리야? 그게 시중드는 거지, 관리야? 해줄 거 다 해주고 챙겨줄 거 다 챙겨줘야 일하겠다는 놈은 아무 일도 안 하겠다는 놈이야. 관리는 그런 놈들부터 제일 먼서 솎아 내는 게 관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