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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73876
· 쪽수 : 448쪽
책 소개
목차
『나의 천사』가 쓰여진 시대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짧은 글 7
1부 17
2부 173
3부 315
작가의 말 435
추천의 말 440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를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하는 엄마. 천사를 본다는 건 엄마를 향한 배신이었다. 그걸 알면서 혼자 있을 땐 습관적으로 천사 마니아 사이트를 들어가게 됐다. 저항하지 못했다. 동영상만 봐도 그런데 진짜 천사를 보면 어떻게 될까? 갑자기 속이 근지러워 허리를 뒤틀었다.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꺼끌거리는 눈을 비볐다. 천사가 두려웠다. 두개골 안에서 방을 빼지 않는 천사, 뇌수에 발을 담가 물장구치는 천사가, 그 발에서 떨어지는 금빛 모래를 받아먹고 싶어 간절해지는 느낌이 두려웠다. 과연 살아 있는 천사를 보고도 잘 버틸 수 있을까…….
벽인 줄 알았던 맞은편의 미닫이문을 열고 남자가 그 안에서 커다란 검은 상자를 거실로 끄집어 냈다. 바다 거북이의 등을 사포질하고 몇 번의 칠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 것처럼 단단한 검은 상자. 금색 머리카락으로 수놓은 듯 가늘고 우아한 글자로 관용사라고 쓰여 있는 박스는 진짜 관용사의 박스였다. 옥션에서 몇백만 원에 팔리는 상자. 그마저도 매물이 잘 올라오지 않는 귀중품을 보자 다리에 힘이 풀렸다.
지하 복도는 구렁이 배 속처럼 길었다. 어디가 끝일까? 조그만 불빛에 의존하며 걷다 보니 시간과 거리에 대한 감각이 사라졌다. 목정수가 걸음을 멈추곤 주머니를 뒤져 쪽지를 펼친 뒤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저희 제품-천사들은 이 정도 어둠이면 단번에 읽을 텐데 말이죠. 내가 각막을 깎아 준 환자들은 다 별처럼 눈을 반짝이며 돌아가는데 혼자 남아 지문이 덕지덕지 남은 안경을 가운에 문지르는 바보 의사가 된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