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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79960
· 쪽수 : 56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퀸유나
2장 평양 오렌지
3장 서울 카푸어
4장 마리막 리드
5장 총과 악기
6장 아름다운 상처
7장 작은 아가씨들
8장 죽음의 무도
9장 적과의 동침
에필로그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보에 연습을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시간이 허락되지 않을 때조차도. 다른 해야 할 것들을 미루고 오보에 연주에 몰입한다. 아직은 입술 근육이 약해서 리드가 입술에서 미끄러져 나가기 일쑤다. 입술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쇠막대기를 입에 물고 초시계로 시간을 재면서 오래 버티기를 한다. 환자들을 위한 펌프 주둥이를 물고 호흡 연습도 한다. 문제는 아버지가 손질해 주고 간 리드들이 바닥나 간다는 것이다.”
“사계절이 내리 여름인 싱가포르에는 다른 계절의 무더위를 압도하는 지독한 여름이 찾아온다. 7월에 접어들자 적도의 작은 나라가 영상 36도의 무더위로 이글거린다. 그 무렵 강유나의 감정은 극단적인 두 갈래를 오간다. 극도로 뜨거워지는 분노와 무엇도 감각되지 않는 아주 차가운 감정. 그 사이의 무수한 다른 감정의 결들은 마치 이 세계에서 휘발된 것만 같다.”
“벼랑 끝에 서 있어요. 밑으로 추락하면 그대로 죽을 수 있어요. 생이 거기서 끝나는 거죠. 눈을 감고 발을 떼려고 해요. 바람이 불어오고 몸의 중심이 흔들려요. 그 순간 저 멀리 수평선에서 뱃고동이 들려와요. 아주 깊고 아름다운 소리죠. 한편으론 슬프기도 해요. 잃어버렸던 그 소리가 제 심장에 닿아요. 저는 울어요. 그 소리는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오보에 소리와 흡사해요. 들어 올린 발을 지상에 내려놓아요. 다시 살기로 결심해요. 그 소리를 되찾기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