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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37482489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09-04-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불쑥 “여기는 너희 집이야.” 하고 말했을 때도 놀랐지만, 선잠이 들었는데 뺨을 찰싹찰싹 때리면서 “잠들면 끝이야, 정신 차렷!” 하고 외쳤을 때는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내가 애지중지하는 찻잔을 꼬맹이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결국 깨지고 말았죠. 그래서 “깨뜨리면 안 되지, 조심조심 다뤄야지.” 했더니, “신중하게, 신중하게.” 하더군요.
그 후에 좀 맥이 풀린 표정으로 책을 읽고 있었더니 꼬맹이가 옆에 다가와 “깨지니까 슬프네.” 하고서, “엄마, 울고만 있으면 안 돼.”
이제 세 살 반인데, 이렇게 자애로운 말을…… 그야 물론 표절이겠지만…… 하고 생각하면서 숙연해졌지만, 속으로는 “네가 깨뜨렸잖아!” 하고 부르짖고 싶었답니다. - '쇼와 시대의 언어' 중에서
얼마 전 오키나와에 갔다가 친구의 친구가 하는 술집에서 한잔할 때인데, 가게 주인이 우리 테이블에서 우리와 함께 계속 마시는데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 부러웠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 수도 있는 일인데 말이죠. 그리고 나와 동행인 게이코 씨가 “게이코라고 해요.”라고 말하는 순간, 그 멋진 주인이
“게이코라…… 저와 몇 십 년 동안 함께했던 아내도 이름이 게이코였지요. 지금은 이 세상에 없어요. 그래서 그런지, 게이코란 이름만 들어도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그 이름만 들어도 행복해지고요. 게이코……, 게이코……. (오키나와 사투리 억양으로 읽어주세요.)”
그러면서 게이코 씨의 어깨를 살그머니 껴안더군요.
사소한 일화지만, 이 속에 이미 “남자의 애달픔/꼬드기기/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멋진 얘기/유머/적당함”이 담뿍 섞여 있어, 나는 감탄스럽게 그를 쳐다보면서 ‘오키나와 사람으로 태어나서 좋겠네’ 하고 생각했답니다. - '오키나와 사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