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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여인

리투아니아 여인

이문열 (지은이)
  |  
민음사
2011-11-11
  |  
11,5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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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여인

책 정보

· 제목 : 리투아니아 여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83974
· 쪽수 : 276쪽

책 소개

작품 구상에서 집필까지 18년이 걸린 이문열의 장편소설. 한국인이자 미국인이며 리투아니아인이기도 한 그녀, 뮤지컬 음악 감독 김혜련. '다국적 정체성'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그녀의 타오르는 예술혼과 다문화적 사랑, 그리고 디아스포라의 운명에 맞서 피와 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시대의 유목민적 생애가 슬프도록 아름답게 그려진다.

목차

프롤로그 7
1 13
2 47
3 89
4 133
5 173
6 217
에필로그 269

작가의 말 271

저자소개

이문열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향인 경북 영양, 밀양, 부산 등지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후「그해 겨울」, 「황제를 위하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여러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독보적인 문체로 풀어내어 폭넓은 대중적 호응을 얻었다. 특히 장편소설 『사람의 아들』은 문단의 주목을 이끈 초기 대표작이다. 작품으로 장편소설 『젊은 날의 초상』, 『영웅시대』, 『금시조』, 『시인』, 『오디세이아 서울』, 『선택』, 『호모 엑세쿠탄스』 등 다수가 있고, 『이문열 중단편 전집』(전 6권), 산문집 『사색』, 『시대와의 불화』, 『신들메를 고쳐매며』, 대하소설 『변경』(전 12권), 『대륙의 한』(전 5권) 등이 있으며, 평역소설로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가 있다. 오늘의 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20여 개국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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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고독은 공간을 인식 수단으로 삼는 추상이 아니라, 우리 삶의 밀도와 관련이 깊은 어떤 물질이다. 그것은 우주 속 물질 백에 아흔아홉을 차지할지도 모른다는 암흑물질처럼 볼 수 없거나 느끼지 못할 때도 끊임없이 우리 삶에 중력을 행사한다. 사람들은 흔히 우리가 고독을 느낄 때를 우리가 공간과 관련된 갈망이나 결핍의 감정에 빠져 있을 때라고 단정한다. 곧 혼자라는 느낌 또는 다른 존재들로부터의 단절이나 소외감에 빠졌을 때 비로소 우리는 고독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모든 물질의 그것처럼 고독의 중력도 항시적이고 불변이다. 우리가 감지하거나 인식하지 못할 때도 고독의 중력은 여전히 우리 삶을 짓누른다.


혜련은 1990년대로 접어들기 바쁘게 내가 대학로의 카페테리아에서 본 적이 있는 그 키 큰 음악가와 결혼했다. 그가 작곡한 창작 뮤지컬 「지하철 연가」는 그 이듬해 여름 어떤 실험극 극단이 무대에 올렸지만 그리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는 변두리 전문대에 강의를 나가면서 씩씩하게 다음 뮤지컬을 작곡하고 있었고, 「크루서블」 이후 나와 한두 작품 더 하는 동안에 음악 감독으로 어느 정도 인정받은 혜련도 별로 궁색한 기색 없이 무대 음악에 관여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사심 없이 혜련의 결혼을 축복하고 두 사람이 행복하기를 빌었다. 하지만 어찌 된 셈인지 마음 한구석으로 나는 그들의 앞날에 불행한 상상을 품고 있었다. 외모의 인종적 특성으로 더욱 강조되게 되어 있는 문화의 차이, 다른 성장 환경이 그들의 개성에 남긴 여러 상처 같은 흔적, 시대의 주류에서는 벗어나 있는 그들의 직종과 그들에게 그리 우호적일 것 같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 같은 것이 그런 상상의 근거가 되었을 것이다. 거기다가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저주와도 같은 기대가 나도 모르게 작동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이 세상 어느 것도 시간의 파괴력에서 벗어날 길이 없고,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시간의 파괴력에 저항할 수 없을뿐더러, 어쩌다 벌어지는 부질없는 저항은 오히려 웃음거리나 빈정거림의 대상이 된다. 그리하여 체념한 사람들은 그런 우리의 운명을 허무라 이름 하여 슬퍼하고 한탄해 왔다. 세상에 흘러넘치는 염세와 비관의 노래는 대개가 그런 시간의 파괴력에 대한 속절없는 인식의 표현이다.
그렇지만 또한 우리 삶은 너무 고달프고 분주하여 우리 존재가 타고난 허무에 골몰할 틈이 없다. 우리 대부분은 범속한 일상에 허덕이면서, 또는 놀기 위한 놀이에 빠져 시간의 파괴력을 잊고 지낸다. 그러다가 날이 저물어야 놀라 돌아가야 할 집을 떠올리는 아이처럼, 시간이 우리의 마지막 숨결을 끊어 놓으려 할 때에야 비로소 슬픔과 두려움 속에 그 파괴력을 절감한다.
어찌 보면 티끌 자옥한 속세의 소란과 일상의 번잡은 시간의 파괴력을 잊게 하는 몽혼약(朦昏藥)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몽혼과 망각의 순간에도 그것을 온전히 잊지는 못한다. 우리에게는 뒤돌아보는 습성이 있고, 그 습성은 변화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수많은 파괴의 과정을 어쩔 수 없이 알아보게 한다.
모든 변화는 그때껏 진행된 파괴 과정의 한 단락이다. 시간을 거슬러 되돌아보는 일이 언제나 우리에게 쓸쓸함을 자아내는 것은 그때까지의 변화 속에 스며 있는 사멸과 종말의 예감이다. 오랜 세월 뒤에, 한때 머물렀던 땅 또는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찾는 일은 시간의 파괴력을 확인하는 일이며, 그것은 또한 우리 ‘살이’의 부질없음이나 허망함을 다시 한 번 곱씹는 일이기도 하다.
체호프의 연극들이 자주 의지하는 정조(情調)는 그와 같은 시간의 파괴력에 대한 속절없는 인식 또는 돌아보는 쓸쓸함이다. 집착은 그리움의 다른 말이며, 사라진 과거, 사라진 영광에 대한 집착은 시간의 파괴력에 대한 부질없는 저항일 뿐이다. 하지만 그게 부질없기에 우리에게 더욱 진한 연민과 감동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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