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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노래

지상의 노래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이승우 (지은이)
민음사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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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노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지상의 노래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85763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2-08-24

책 소개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수상 작가 이승우의 장편소설. 초월자에 대한 믿음과 미적 추구 사이의 관계, 그리고 사랑과 죄가 얽히며 작용하는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전개되며 여러 개의 이야기들이 겹쳐진 다층 구조가 매우 흥미롭다.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목차

1장 천산 벽서
2장 사랑, 또는 죄
3장 압살롬
4장 도피성, 혹은 감옥
5장 역사, 어쩌면 사소한
6장 카타콤
7장 순례
8장 체메테리움

작가의 말
작품 해설
욕망의 변증법, 소설을 읽는 세 가지 방법_ 정영훈(문학평론가·경상대 국문과 교수)

저자소개

이승우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다.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일식에 대하여』 『미궁에 대한 추측』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 『오래된 일기』 『신중한 사람』 『모르는 사람들』 『사랑이 한 일』 『목소리들』, 장편소설 『에리직톤의 초상』 『생의 이면』 『그곳이 어디든』 『식물들의 사생활』 『지상의 노래』 『사랑의 생애』 『캉탕』 『이국에서』, 산문집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을 살다』 『소설가의 귓속말』 등이 있다. 이상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서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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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믿음만큼 중요한 동력이었을 것이다. 사람은 숭배하면서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대개는 믿음을 드러내고, 더 잘 드러내기 위해 미적 감각을 활용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모든 경우에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거꾸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더 잘 드러내기 위해 믿음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해 믿음만큼 좋은 소재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믿음을 드러내기 위해 아름다움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드러내려고 한 것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믿음을 드러내기 위해 미적 감각을 활용한 작업이 믿음만 아니라 미적 감각 또한 고양시키는 것처럼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해 믿음을 활용한 작업이 아름다움만 아니라 믿음 또한 고양시키는 일도 가능하다. 의도했던 것보다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 더 도드라지는 일도 일어난다. 결과는 동기에 의존하지만 그러나 동기는 결과를 제어하지 못한다. (……) 초월자에 대한 믿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둘 모두 근본적이고 본능에 가까운 욕망이라는 것. 사람은 숭배하면서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 숭배를 위해 즐기고 즐기기 위해 숭배할 수 있다는 것. 『켈스의 책』과 천산의 벽서를 탄생시킨 것은 믿음만도 아니고 아름다움만도 아니라는 것.


성인이 된 후 후는 오랫동안 라면을 먹지 못했다. 라면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올라와서 자리를 피해야 했다. 라면은 그의 내부에서 털어 낼 수 없는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원료로 작용했다. 자기가 라면에 환장하지 않았다면, 박 중위가 주는 라면을 받아먹지 않았다면, 아예 라면 맛을 몰랐다면 연희 누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 관련은 서울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과 뉴욕을 덮친 태풍 사이의 관련만큼 비정형적이고 무의식적이다. 나비가 날갯짓을 하지 않아도 태풍은 일어날 것이다. 혹은 나비가 수만 번 날갯짓을 해도 태풍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태풍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문제 될 것이 없는 사소한 현상들이 태풍이 일어났기 때문에 태풍을 유발한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결과가 무작위로 원인들을 소환하는 이 시스템은 심리학적 요인에 의해 지원받고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예컨대 인간 심리의 무규칙성과 돌발성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을 세상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과 인과적으로 관련지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낸다.
연희에게 일어난 일은 그가 라면을 먹지 않았어도 일어났을 일이다. 그가 라면을 먹은 사건과 연희의 사건 사이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 그러니까 그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라면을 먹지 않았는데도 그 사건이 일어났다면 그는 자기가 행한 다른 어떤 일을 끄집어내어 그 사건의 원인으로 상정하고 자책했을 것이다. 무엇이든 끌어냈을 것이다. 자신에게 죄의식을 덧씌우기 위해 무엇이든 찾아냈을 것이다. 만들어 내기라도 했을 것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죄의식이었으니까. 죄의식을 느끼지 않으면 죄의식이 느껴져서 괴로웠을 테니까.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자신을 견딜 수 없었을 테니까. 차라리 죄의식을 만들어 자기를 괴롭히는 것이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자기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것보다 나았을 테니까. 그는 죄의식을 피하기 위해 죄의식을 필요로 했다.


비가 갠 아침에 대문 역할을 하는 통나무 기둥에 기대 잠든 후를 발견한 사람은 헤브론 성의 한 형제였다. 헤브론 성에서는 모두 형제로 불리었다. 예외는 없었다. 나중에 후가 그 사실을 궁금해했을 때 한 형제는, 모든 개미들은 개미로 불리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개미들에게 이름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모든 개미들을 그냥 개미라고만 부른다. 사람들의 차별 없는 호명 속에서 개미들은 평등하다고 형제는 설명했다. 신 앞에서 모든 사람들은 차별 없이 평등하고 차별 없이 하찮은 존재다. 개인마다 개인만의 특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그 특성은 신의 시선으로 보면 내세울 만한 것이 아니다. 내세울 만한 것이 아닌 것을 내세우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그것이 모든 형제들을 형제로 호칭하는 이유라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한없이 하찮은 존재이고 한없이 하찮은 존재로 서로 평등하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그렇게 함으로써 차이를 부각함으로써 생기는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이 세상의 욕망을 초월하게 되는 것이라고 형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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