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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8205162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2-01-20
책 소개
목차
불과 해류
증언의 숲
종족동맹
산
리뷰
책속에서
처음 발견한 것은 파리였다.
주택지 바로 뒤에 잡목림이 남아 있었다. 메구로의 이 근방에는 거의 다 주택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이렇게 상수리나무가 남아 있는 건 드물었다. 보나마나 땅주인이 장래 땅값이 오를 것을 대비해 그곳만 팔지 않고 쥐고 있는 것이리라. 좁은 면적이지만 쑥쑥 자란 여름풀이 우거져서 따가운 뙤약볕과 눈부심을 막아주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좋은 놀이터였다. 그 풀 사이에 엄청난 파리가 무리지어 있었다. 아이가 옆길을 지나가자 화로에 물을 부었을 때 재가 일어나듯이 단번에 날아올랐다. 아이는 집에 돌아가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말했지만 누군가 그곳에 음식물 쓰레기라도 버린 게 아니겠냐며 넘겨버렸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아이의 손에 이끌린 개가 파리가 모여 있는 곳으로 목줄을 힘껏 당기면서 갔다. 개는 그곳에서 땅을 향해 계속 짖었다.
경찰이 와서 땅을 판 건 개의 후각이 사람들에게 이변을 알려준 지 5시간쯤 지났을 때였다. 그 주변의 좁은 땅만 풀이 없었다. 최근 흙을 파헤쳤다가 그 위에 다시 흙을 덮어놓은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드러운 흙 바로 밑에서 부패한 여성의 사체가 나왔다.
사체는 시바무라 미야코였다. 경찰의 통보로 남편이 바로 뛰어와 신원을 확인해주었다. 그 전날 시바무라는 미야코의 행방불명 사건에 대해 경찰에게 가출인 수색 신고를 막 내놓은 상태였다. 사체를 검시한 법의학자는 사후 5일에서 7일 정도 경과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교살이었다. 하지만 교살에 사용한 로프나 끈 같은 흉기는 없었다. 흙을 파는 도구도 보이지 않았다. 범인이 가져간 것 같았다. 사체는 감찰의무원으로 보내 해부했다. 결과는 검시와 같은 소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