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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외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8791520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6-06-24
책 소개
목차
운케이
제아미
센 리큐
셋슈
후루타 오리베
이와사 마타베에
고보리 엔슈
고에쓰
샤라쿠
조불사 도리
후기-마쓰모토 세이초
리뷰
책속에서
히데요시가 교토의 객사에서 이에야스를 만날 때 리큐가 따라가서 차를 담당했다. 그때 히데요시가 턱짓으로 리큐를 가리키며 이에야스에게 말했다.
“도쿠가와 공, 이 사람을 아시오?”
이에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러자 히데요시가 냉큼 설명했다.
“역시 도쿠가와 공께서도 이 사람을 예전에 아즈치성에서 만나 보셨군요. 센노 소에키라는 사람인데, 차에 관한 한 천하의 명인이지요.”
이에야스는 그 말에도,
“돌아가신 우대신께서 차를 내주실 때 자주 보았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리큐에게도 정중한 말투로,
“우대신의 다두였던 당신이 이렇게 관백님의 다두가 되었으니 정말 잘된 일이오.”
라고 말해 주었다. 히데요시는 옆에서 그 말을 흡족하게 듣고 있었다. 마치 이에야스가 그렇게 말해 주기를 기다렸던 것 같았다.
---「센 리큐」중에서
샤라쿠의 그림들이 인기가 없는 원인을 마침내 알아냈다. 그가 그리는 배우의 얼굴이 흉하기 때문이었다. 매우 닮게는 그렸지만 너무 추해서 혐오감을 일으킨다고 한다. 특히 그림의 가장 큰 구매층인 부녀자들이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샤라쿠는 그 말을 들었을 때 분노를 느꼈다. 그저 예쁘게만 그리면 그림이란 말인가. 이 그림 저 그림 할 것 없이 모두 틀에 박힌 인형 같은 얼굴들. 곱게만 다듬어낸 얼굴들. 인간이 아닌 거짓 얼굴들. 그런 그림이 각광을 받는 것이 부조리하게만 보였다.
내가 죽으면 죽었지, 그런 그림을 그릴까보냐, 하고 결심한 것은 자기 그림이 인기가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였다. 인간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면 자연히 추하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림에서 진실의 미를 읽어 내지 못한단 말인가. 팔리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 대로 괜찮다. 나는 계속 이렇게 그릴 것이다. 아둔해 보이겠지만 결단코 평생 바꾸지 않겠다.
---「샤라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