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39206403
· 쪽수 : 175쪽
· 출판일 : 2010-09-13
책 소개
목차
달근이
종숙이
똥간
할아버지는 안 죽는다
작은엄마
인형처럼 예쁜 아이
보고 싶은 마음
딱지
오이 밭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꽃 피는 봄이 오면
귀신 방귀에 쌈 싸 먹는 소리
뭐가 불쌍해?
사람들은 모른다
망태 아저씨 망태 속
자꾸 눈물이 난다
할아버지의 밥
봄날의 제비처럼
작가의 말
추천의 말. 노경실
책속에서
지금, 여기서 콱 죽어 버릴까? 어린이날 초콜릿 하나도 먹지 못하고 죽은 아이……. 할머니는 후회할 거다. 그깟 초콜릿 하나 사 주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가슴 아파하면서. 하지만 때는 늦었다. 난 이미 하늘나라로 갔으니까. 그깟 돈이 뭐라고 엄마 아빠는 나를 이렇게 혼자 버려두는 걸까?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푸르른 우리들의 날이란 말이다. 그런데 엄마 아빠는 올 생각을 안 한다. 봄이 오면 데려간다는 말만 할 뿐, 도무지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밉다, 모두 밉다.
좋은 기회다! 왜냐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빨간 모직치마를 입을 수 있는 순간이 지금 온 것이다. 할머니는 내가 그 옷만 입는다면 난리를 친다. 치마가 짧아 똥구멍이 보인다나 어쩐다나. 조금 낀다. 살이 쪘나? 할머니 말처럼 짧기도 하고. 그래도 입을 테다, 입고 꼭 유진이네 갈 거다! 마지막으로 하얀 양말을 신는다. 그런데 구두가 없다. 누렁이 새끼가 물어뜯어 놓지만 않았어도……. 지금도 분하다. 삼촌 말대로 보신탕을 만들 수도 없고. 대신 운동화를 걸레질한 후 신는다. 괜찮다, 이 정도면 제법 어울린다.
휴, 난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아이다. 성적도 거지발싸개로 받아 엄마 아빠도 만날 수 없다. 백 점만 받아 오면 자장면을 사 준다고 아빠가 약속했었는데…….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딸이 이렇게 공부를 못하니 얼마나 부끄러울까. 이래서 내가 할머니 삼촌에게 구박받는 건가?
욕쟁이 할머니, 똥오줌 못 가리는 싸개쟁이 할아버지, 왕뺀질이 삼촌, 그리고 천사 작은엄마……. 모두 우리 가족이지만 어쩔 때 난 모두가 싫어진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있고 삼촌은 작은엄마가 있다. 모두, 짝이 있다. 근데 나만 없다. 언니도 오빠도 동생도 없다. 달랑 나 혼자다. 생각할수록 울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어쩔 수 없다. 할머니 말대로 이게 내 팔자일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