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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9222113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3-07-22
책 소개
목차
제1부 메기 낚시|기초 입문|얼음배|낮달|수면사(睡眠寺)|전당사(典當寺) 1|전당사(典當寺) 2|중산충(中産蟲)|내가 고향이다|봄|하프타임|아들의 나비|조각보|동해에서 폭설을 만나다|첫차
제2부 해제(解題)|유래(由來)|물거울|소들의 월동지|하늘 닭|나무 돼지|편지 고양이|아이 마당|술 샘|여자 성인식|남자 성인식|일하는 솥|사는 법|푸른 집의 흔적|물속에서|강가의 소나무 몇 그루|아라리 한 소절 1|아라리 한 소절 2|그곳|유호|입구에서|고개 들어보면
제3부 숟가락 거울|사장|부동산 천국|대관식|도서관에서|노란 발전소|내 안의 발전소|사소한 시인|골키퍼|내 안의 야만 시대|천안함에게|설거지|천오백 몇 십 미터짜리의 그리움|수몰 지구|봄눈 내리는 아침|섬 주막|전산옥|실연|겨울 저녁|강릉여인숙 1|강릉여인숙 2|작은 감자|삼월의 망명|늦은 인사
해설 구모룡|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편집자가 꼽은 전윤호의 시
동해에서 폭설을 만나다
바다에서 엄마를 잃어버리고
아버지 손을 잡고 산으로 갔다
계모의 미운 혹이 되어
골방에서 잠들던 어린 날
문설주가 시퍼렇게 어른거려 울었다
그들의 세상이
대충 지어놓은 가건물이었다는 걸
아는 나이가 되어
덜덜거리는 고물차를 타고
바다로 간다
연인에게 미안하다는 노래를
반복해서 틀면서
모래밭에 흩어진 조개껍데기들을 본다
파도가 거친 날 휩쓸려 올라와
갈매기들에 살을 쪼이고
껍질만 남은
엄마는 어디로 갔을까
밤새 파도 소리에 뒤척이다가
주먹만 한 눈송이가 내리는 것을 보았다
선잠이 깬 아침까지
눈은 내리고 내려
길을 지우고 차를 지우고
나를 지우는구나
누가 누구에게 미안한 걸까
새벽부터 땀 흘리며 눈을 치운다
자꾸 파 내려가면
묶인 배가 흔들리는
항구가 보일 것 같다
강릉여인숙 1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 한밤중
정선역까지 밀려왔다면
강릉여인숙으로 가자
연탄재 부서진 마당엔
세상의 배꼽 같은 수도꼭지가 반짝이고
빙 둘러선 방들이
묶인 배처럼 흔들리는 곳
방금 광산에서 돌아온
긴 장화를 신은 어둠이
비린내 나는 소주를 권할 때
벽으로 바람이 통하고
머리 위엔 별자리가 보이는
난파선 수리소
어디에서나 뒷걸음질만 치다가
막장에 닿았을 때
청량리에서 기차 타고
정선으로 가자
강릉여인숙엔 오늘도
노란 불빛 새어나오는 방들이
볼 시린 손님을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을 테니
늦은 인사
그 바닷가에서 당신은
버스를 탔겠지
싸우다 지친 여름이 푸르스름한 새벽
내가 잠든 사이
분홍 가방 끌고
동해와 설악산 사이
외줄기 길은 길기도 해
다시는 만날 수 없었네
자고 나면 귀에서 모래가 나오고
버스만 타면 멀미를 했지
아무리 토해도 멈추지 않고
정신없이 끌려가던 날들
가는 사람은 가는 사정이 있고
남는 사람은 남는 형편이 있네
더 이상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는 나이
잘 가 엄마
아지랑이 하늘하늘 오르는 봄
이제야 미움 없이
인사를 보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