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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비평/이론
· ISBN : 9788940806678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3-02-23
책 소개
목차
감사의 글
추천의 글
서론
a. 시각예술을 듣는다는 것
b. 소리의 맥락
제1장. 텅 빈, 소리로 채워진 갤러리 48
a. 침묵과 텅 빔 50
b. 침묵 53
c. 감각하는 감각: 로버트 어윈과 제임스 터렐 57
d. 통합된 감각의 상황: 마이클 애셔 65
e. 청각의 설계: 브루스 나우먼 71
f. 영속되는 음악: 라 몬테 영 88
g. 반향하는 공명: 앨빈 루시어 101
제2장. 갤러리의 소음 113
a. 소란스러워진 미술관 113
b. 조정과 개입: 마르코 후지나토 122
c. 수용된 노이즈 133
d. 사회적 사운드 137
e. 걷기와 듣기 146
제3장. 음악의 갤러리 169
a. 반(反)환영: 스티브 라이히와 필립 글래스 173
b. 오프사이트와 임퍼머넌트.오디오:
실험적이고 즉흥적인 187
c. 미술이 된 음악 194
주석 219
옮긴이주 223
도판목록 228
참고문헌 230
찾아보기 237
번역후기 242
책속에서
미술작품이 늘 삭막한 전시장 흰 벽에 하나씩 걸려 있지는 않았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그림은 유럽 곳곳의 그랜드 살롱(grand salon)에서 층층이 높이 전시되었다. 그러다 지난 세기에 공간과 환경에서 시각의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단일화되었다. 시선의 방해물을 없애려는 강한 욕망의 결과물인 화이트 큐브(white cube)는 가장 깨끗하고 명쾌한 선택지였다. 이 논리에 따르면 사운드는 결코 시각예술 공간의 요소가 될 수 없다. 사운드와 목소리, 청각 매체를 다루는 역사가 스티븐 코너(Steven Connor)는 「귀에는 벽이 있다(Ears Have Walls)」라는 글을 통해 갤러리에서 사운드를 전시하는 일의 어려움을 짚어냈다. 그는 갤러리가 고도의 시각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날카로운 각은 청각 내용물보다는 시각 내용물을 위한 설계라고 주장한다. 그는 “소리는 냄새처럼 퍼지고 새어나가기 때문에 가변적이고 다형적인 최신의 전시 공간에서조차 사운드 작품은 우리에게 구분과 분리를 강하게 인식하도록 만든다”라고 썼다. -서론 a. 시각예술을 듣는다는 것
1950년대에 실험적인 미국 작곡가 존 케이지(John Cage)는 “침묵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모든 소리를 낸다”고 했고 “절대적인 침묵이란 없다”면서 침묵의 불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케이지는 이 절대적인 침묵의 불가능성을 사유하는 과정에서 <4분 33초 4’ 33”>(1952)라는 요란한 침묵을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중략) 소리가 늘 존재한다면 갤러리에도 소리가 있을 터이다. 따라서 갤러리는 침묵의 장소일 수 없다. 일상의 소리이든 우발적이거나 의도된 소리이든 매우 시끄러운 소리이든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한 소리이든 대화나 관람객의 상상이든 간에 소리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갤러리에 존재한다. 독자의 이해를 구하면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나는 앞에서 인용한 케이지의 말에 공감한다. 침묵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풍경화에도 대리석 조각에도 갤러리에도 침묵은 없다. 미술 작품은 늘 그리고 이미 소리와 함께이며 소리에 흠뻑 젖어든다. 갤러리 건물은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이미지는 소리로 우리의 정신을 채우고, 갤러리의 청각적 공간은 설치물로 인해 변형되며 때로는 작품이 스스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직접적이든 상상에 의한 것이든 간에 예술 그 자체, 그리고 우발적으로 발생한 소리를 포함하여 갤러리의 소리를 들음으로써 우리는 더욱 풍부하고 완전한 방식으로 예술을 대면할 수 있고 인간 지각의 스펙트럼을 이해할 수 있다. -서론 a. 시각예술을 듣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