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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농업 > 농업일반
· ISBN : 9788942399901
· 쪽수 : 1046쪽
· 출판일 : 2025-12-05
책 소개
목차
V. 강원도 농업과 전통 논·밭갈이 방식 5
2. 겨리 논·밭갈이 방식과 특징 7
1) 논밭갈이 방식 구분 7
2) 논갈이 체계와 특징 27
(1) 논갈이-기경, 아이갈이와 마른칼이 36
(2) 파종경-거슬리기와 써레질 105
3) 밭갈이 방식과 특징 275
(1) (평)밭갈이 방식 277
(2) 작물별 갈이방식 315
4) 화전 준비와 갈이방식 380
(1) 화전 시기와 방식 380
(2) 화전 작부체계와 경작과정 433
(3) 화전갈이의 특징 489
(2) 갈이방식: 치갈이와 내리칼이 523
3. 중경·제초와 농기구 561
1) 호미: ‘김매기의 귀재’ 562
(1) 호미의 출현과 발달과정 562
(2) 호미의 종류와 지역별 특징 581
(3) 강원도 호미의 종류와 특징 591
2) 걸기채: 중경·제초 농기구의 총아 625
(1) 걸기채의 출현 배경 626
(2) 걸기채의 여러 이름과 지역분포 637
(3) 걸기채의 구조와 특징 649
(4) 걸기채의 기능과 위상 659
3) 인걸기: 한국 쟁기의 마지막 자존심 676
(1) 인걸기의 발생과 특징 676
(2) 인걸기의 다양한 이름과 기능 684
(3) 인걸기의 구조와 특징 688
(4) 인걸기의 기능 700
4. 연장, 논밭환경, 갈이방식은 서로를 잉태한다: 땅·흙 707
1) 연장과 땅의 관계: 적지적구適地適具, 적시적작適時適作! 707
(1) ‘그 모양 그대로인’ 조선의 농기구 707
(2) 풍토부동론: 그 땅에 가장 잘 맞는 농기구 724
2) 강원도 농기구 종태의 특징 733
VI. 소 길들이고 소통하기: 부림소 되기와 구실 755
1. 소와 소통하기 757
1) 모든 소가 부림소가 되는 것은 아니죠. 757
(1) 부림소의 선택 759
(2) 안소와 마라소의 관계: ‘멍에공동체’ 821
2) 부림소 길들이기와 되기 852
(1) 코뚜레 꿰기 854
(2) 멍에 메기 888
(3) 연장 끌기 915
(4) 호리소와 겨리소 길들이기의 비교와 특징 948
3) 밭갈애비,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여! 978
(1) 밭갈애비 호칭의 지역별 특성 981
(2) 밭갈애비 되기와 성군의 조건 1019
(3) 소와 소통하기 1055
4) 강원 생산민요: 소소리 속에 담긴 땅과 사람 이야기 1082
(1) 왜 강원도에는 ‘소소리(쇠소리/소모는 소리)’가 있을까? 1085
(2) 소모는 소리의 경작지별 차이와 특징 1100
(3) 강원의 생산민요, ‘소소리’의 위상과 특징 1122
저자소개
책속에서
논바닥에 생땅을 남기지 않도록 아이갈이를 한 뒤에 물고랑을 내는 두벌갈이를 하기도 했다. 방형배는 아이갈이를 한 뒤에 물을 대지 않고, 마른 땅을 다시 가는 것을 ‘마른칼이’라고 하였는데, 대체로 ‘물골내기’라고도 많이 했다.
마른칼이는 아이갈이 때 뒤집어 놓은 흙을 반대로 거슬러가면서 다시 뒤집어 놓는 작업으로, 일명 ‘배 따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마른칼이는 논 한복판의 복골에서 시작해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빙빙 돌아가면서 아이갈이 때 만들어진 흙 두덕의 가운데를 째서, 이른바 “배를 따서” 그 흙을 논 안쪽으로 향하도록 뒤집어 놓은 것을 말했다. 황재수의 표현에 따르면 ‘엇갈이’라고 할 수 있다. 마른칼이는 아이갈이처럼 흙 전체를 뒤집어엎기보다는 듬성듬성 고랑을 내는 것으로 모내기를 대비하여 물을 잡기 위한 목적이 컸다. 아이갈이는 기본적으로 지력을 회복하고, 잡초를 잡는 데 목적이 있었지만, 논갈이의 마지막 목표는 모내기를 위해 편평한 논바닥을 만드는 것이었다. 따라서 아이갈이한 뒤의 다음 과정은 자연스럽게 아이갈이로 뒤집어 놓은 논에 물을 잡고, 이 물이 논 전체로 골고루 퍼져 스며들 수 있도록 물길을 내는 일로 이어졌다. 논 복판의 복골뿐만 아니라 논 가장자리 네 귀를 오가며, 이른바 열십자 모양의 물길을 만들었다. 복골은 대체로 복판에 생긴 고랑만을 일컫기도 하지만,홍천 굴지리의 염춘수는 열십자 모양의 물길 전체를 통틀어 말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리고 복골뿐만 아니라 논 가장자리, 곧 논두렁 밑에도 빙 둘러 가며 두렁치기를 해서 물골을 냈다. 복골은 써레질을 하면 사라지지만, 두렁의 물골은 모를 내고 벼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물을 관리하는 주요 물길이었다.
월송리의 논은 토질이 물러 논물을 잡으면 사람과 부림소가 배까지 푹푹 빠지는 수렁논이 많았다. 수렁논을 갈 때는, 수렁 땅으로 깊이 파고드는 연장을 드는 데 큰 힘이 필요했기 때문에 호리보다는 겨리를 주로 이용했다. 그런데 크고 무거운 겨리연장, 곧 논연장(정시경에 의하면 ‘보연장’)이 수렁 땅속에 파묻히는 것을 예방하고, 무엇보다 연장을 쉽게 다룰 수 있도록 겨리 논연장을 가능하면 가볍게 만들었다. 하지만 연장을 가볍게 만들어도 연장 본체의 목재를 가늘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수렁논에서는 보습에 흙을 많이 찬 만큼 성에와 번대기 등에도 힘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부하에 견딜 수 있도록 연장의 두께를 유지해야 했다. 이에 겨리연장을 가볍게 하는 방법으로 〈그림V-66〉에서 볼 수 있듯이 왜쟁기에서 주로 쓰는 작고 가벼운 보습과 볏을 달았다. 이곳에서 논연장은 부림소 두 마리가 끄는 겨리연장이었지만, 호리의 보습과 볏을 달았다고 하여 이를 ‘호리연장’으로 불렀다. 요컨대 이한종의 호리 연장은 부림소 한 마리가 끄는 호리가 아니라 개량호리(왜쟁기)의 가벼운 보습과 볏을 차용하여 연장을 좀 더 가볍게 만든 겨리연장을 일컬었다. 그리고 아이갈이도 빙둘러가는 방식이 아니라 양양과 고성 일대에서 볏이 달린 호리쟁기, 곧 왜쟁기로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흙밥을 왼쪽으로 넘겨 하나의 두둑을 만드는 마덮이 방식으로 했다.
연장은 만든 사람의 기술과 지식, 연장을 쓰는 사람의 신체조건, 습관 등 개인적 특성과 욕망, 경작지 환경, 경작방식, 부림소의 특성 등을 담고 있다. 나아가 농기구는 자연환경, 농사환경, 농민들의 습관 등의 차이에 따른 결과였지만, 특히 자연환경, 그 가운데 땅과 아주 밀접성이 높았다. 한마디로 땅은 새로운 연장을 잉태하였고, 연장에는 땅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이런 까닭으로 강원도에서는 벼농사를 짓는 같은 논일지라도 경작지의 사정에 따라 호리연장, 보연장, ‘(겨리)호리연장’ 등 다양한 연장이 만들어졌다. 또한 이런 사정은 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경작지의 지형, 토질, 토성뿐만 아니라 재배하는 작물이 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천차만별인 밭에서는 농기구의 다양성이 더 두드러졌다. 경작지의 상황에 따라 크게 평밭연장, 산칼이연장 등을 별도로 만들었고, 또한 갈이 방식이나 농법에 알맞은 농기구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