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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농업 > 농업일반
· ISBN : 9788942300273
· 쪽수 : 988쪽
· 출판일 : 2025-12-05
책 소개
목차
감사의 글 4
화보 15
전체 차례 17
I. 들어가며 23
1. “겨리연장, 그게 뭐예요?” 25
2. 토착지식과 쟁기 사회기술체계 33
1) 토착지식 다시 보기: 천지인天地人 문화 33
(1) “이제 그만해!”: 또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33
(2) 토착지식과 천지인 문화 39
2) 쟁기: 전통 농경의 위대한 존재자 51
3) 쟁기 사회기술체계의 형성과 의미 60
(1) 인간과 기술의 관계 60
(2) 쟁기 사회기술체계의 특징 67
4) 장별 구성과 내용 70
3. 한국 쟁기 연구 약사 80
Ⅱ. 쟁기의 발달과정과 지역적 특징 97
1. 농업과 농기구의 발달: 언제부터 소로 논밭을 갈았을까? 99
1) 고조선에서 삼국(열국)시대까지 101
2) 통일신라(남북국)시대에서 고려시대까지 127
3) 조선시대에서 현대까지 134
2. 쟁기의 여러 이름: 쟁기인가 연장인가? 161
1) 쟁기의 지역별 다양한 이름과 어원 161
(1) 보류 163
(2) 쟁기류 180
(3) 가대기 192
(4) 연장류 203
2) 쟁기인가 연장인가? 206
(1) 여러 이름의 지역성과 쟁기 206
(2) 연장의 지역성: 연장과 쟁기의 의미 213
(3) 연장농경문화권 230
3. 쟁기의 분류체계와 특징 247
1) 쟁기의 발달과 구조별 유형 251
(1) 쟁기 구조의 발달과 유형별 특징 255
(2) 한·중·일의 쟁기와 갈이문화의 특징: 유상리와 무상리를 중심으로 391
(3) 선쟁기의 특징: 선쟁기형이 가장 발달하지 못한 고형이라고! 419
2) 쟁기의 지역적 분화: 겨리와 호리 429
(1) 호리와 겨리의 어원 429
(2) 호리와 겨리의 관계 435
(3) 호리와 겨리의 지역적 분포 455
3) 지역별 쟁기의 구조와 특징 473
(1) 제1유형 호리류 474
(2) 제2유형 연장류 495
(3) 제3유형 가대기 503
Ⅲ. 강원도 농업환경과 겨리연장 513
1. 한반도 농업지대와 강원도 515
1) 한반도 농업지대 구분과 특징 515
2) 밭농사 중심의 논밭병행영농기술체계의 형성과 발전 540
(1) 논밭병행영농의 지역성 540
(2) 논밭병행영농의 자연적 조건 547
3) 농업 작부체계의 구분과 특징 603
(1) 밭 이모작의 중심성 603
(2) 작부체계와 특징 612
4) 강원도의 농업환경 636
(1) 지리 환경: 소통과 융합의 땅 636
(2) 논농사 환경 653
(3) 밭농사 환경 699
(4) 화전과 고랭지농업 768
2. 선술형 겨리연장의 보고, 강원도 859
1) 강원도의 겨리와 호리 지역분포와 특징 859
(1) 겨리와 호리의 지역적 분포 863
(2) 호리로 전환의 배경과 특징 884
(3) 호리의 확산과 경계선 896
2) 겨리연장의 자연박물관, 홍천군 913
3. 왜 선술형 겨리연장일까? 920
1) 경사: “비탈에선 겨리해야 돼!” 927
2) 토양: “돌이 많으니까!” 951
3) 깊이갈이와 넓은 이랑갈이 975
4) 기후, “햇빛이 짧고 추우니까” 983
저자소개
책속에서
쟁기가 다 사라진 지금에 이르러서 나는 왜 쟁기에 몸이 달아 있는 것일까? 도대체 쟁기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물론 쟁기의 존재마저 모르는 젊은 세대들에게 한반도에 있었던 쟁기의 존재를 깨닫게 해 주고자 하는 것만은 아니다. 쟁기는 단순한 기경용 농기구가 아니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오랫동안 필자의 눈에도 쟁기는 단순한 전통 농기구였다. 그런데 강원도 산촌을 누비며 연구를 거듭하면 할수록 쟁기가 어느 순간 경이롭게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쟁기를 마주치는 행운을 갖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설ㅤㄹㅔㅆ고, 쟁기의 아름다움에 취해 버렸다. 마냥 좋았다.
생각해 보시라! 그냥 흩어져 있으면 단순한 나무 조각에 불과한 것들이 서로 끼워지고 맞춰지면서 인류와 지구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농기구, 쟁기로 탈바꿈한다. 게다가 서로 다른 생태조건에서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태어나서 사뭇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마주하고 있으니 말이다. 쟁기는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서로 다른 생태·농업 조건에서 태어나고 진화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쟁기는 단순히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노동수단이 아니라 그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화하고 존재해 온 ‘위대한 존재자’였다.
횡성 정암리 도호근은 “일본 사람들이 맨든 호리는 논을 가는 데만 썼어요.” 또는 “밭 가는 데는 일본 사람들이 맨든 쟁기 가준 못 썼어요.”라고 하여 왜쟁기는 논갈이에만 사용되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였다. 왜쟁기는 볏으로 말미암아 흙을 덩어리째로 매우 쉽게 뒤집어엎지만, 옆으로 흐트러뜨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밭에서 이랑이나 고랑을 제대로 만들기가 어려웠다. 한만준이 지적했듯이, 논갈이에서도 볏을 달고 갈면 한쪽으로만 깊게 파이면서 복판이 깊어졌기 때문에 무논에서 써레로 땅을 고르는 데도 힘이 들었다. 이런 까닭으로 왜쟁기의 볏을 좌우로 조절할 수 있도록 개량하기도 했다. 볏을 달아서 한쪽으로 넘긴 흙밥을 논에서도 고르기 힘들었는데, 마른 토질의 밭에서의 사정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작물을 심기 위해 고랑과 이랑을 켜야 하는 밭에서는 한쪽으로 흙밥을 뒤집어엎기보다는 양쪽으로 흙밥을 흩트려 뒤집는 것이 훨씬 편했기 때문에 쟁기에 볏을 달 필요가 없었다. 또한 왜쟁기는 흙을 잘 반전시키기는 하나 작용면을 넓히지 못하여 이랑이 지어지지 않으며 술이 긴, 이른바 눕쟁기(장상리) 호리쟁기보다도 이랑이라고 할 만한 두둑을 조성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개량쟁기는 한국, 특히 강원도를 비롯한 한반도 중북부 산간지역의 밭농사에 알맞지 않았다.
따라서 밭을 가는 데에는 겨리농경지역에서는 연장, 호리농경지역에서는 재래호리인 긁쟁이를 사용했다. 술받침이 없는 선쟁기인 연장이나 재래호리는 흙밥을 개량호리처럼 잘 뒤집지도 못하고, 술받침이 없어서 지면과 거의 직각으로 서 있고 보습이 땅속 깊이 파고들기 때문에 연장을 지탱하며 보습의 깊이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쟁기질꾼은 계속해서 연장을 들었다 놨다 해야만 해서 힘이 들었다. 그렇지만 보습이 20cm 정도 깊이의 고랑을 파고 흙밥을 잘 부스러트리며 퍼지게 하여 이랑을 짓는 데 적합했기 때문에 주로 밭농사에 많이 사용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