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추파춥스 키드

프롤로그
1. 버스 정류장
2. 그 곳, 그 시간에
3. 자작나무를 찾아서 1
4. 섣달 그믐날
5. 판(版)
6. 트리허깅
7. 언플러그드 선데이
8. 상자 속에서
9. 네 살을 찢고 싶어
10. 우츄프라카치아
11. 추파춥스 키드
12. My Funny Valentine
13. 사랑의 변주를 견디는 법
14. 자작나무를 찾아서 2
15. 이별의 형식
에필로그

심술궂은 방문객은 떠났다. 새벽이 다시 밤이 될 때까지, 함께 걸었던 길과 그 위에 떨어뜨린 말들을 생각했다. 처음에는 아프고 쓰라려서 금세 머릿속 뚜껑을 닫아버렸다. 얼마 안 가 점점 바래고 흐려지는 기억이 두려워 애써 세세한 부분까지 되살리려고 했다. 생각하고 곱씹고 되새기면서 나는 비로소 그것들과 멀어졌다. 꿈 속에 출몰하는 빈도도 낮아졌다. 지금은 전화를 기다리지도, 세상에 떠도는 고약한 소문에 귀 기울이지도 않는다. 시간이 이제야 제 속도로 흘러간다. 후딱도 아니고 늘어지게도 아닌 제 속도로. - 6쪽,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