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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3104023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1 나그네의 축제
나자렛 성가족과 피라미드
딸에게 쓰는 편지
내 생애를 어루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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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서양의 무지개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가랑비 내리는 입춘 스키장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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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축제로 끝난 장례
반백년 엊그제
반투명의 평온
요한나 할머니의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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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로드 짐
조셈 콘라드 ‘로드 짐’
토머스 머튼 ‘칠층산’
5 홀로 걷기 35일
하문과 무이산 기행
중국 운남성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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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문/ 날아가는 새를 보다 성기영
저자소개
책속에서
1957년, 그러니까 내 여고 시절에 그가 그려서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용항아리와 사각재기’를 시작으로 1966년 혼인하기 전까지 오고 간 편지의 양이 엄청난 데 우선 놀라고 그것을 대충 훑어보는 데만도 일주일은 걸렸다. 그해의 성탄절 카드에는 ‘행복한 계절에 하늘의 음악을 누리소서! (May you have the celestial music in your happiest season!)라 영어로 씌어 있었다.
플롯 오보 혼 등 목관악기의 산뜻한 자연 풍광 묘사와 더불어 현악기들의 우아한 하모니가 나를 무한 설레게 했던 6번 ‘전원’. 책꽂이에 빛바랜 전원교향곡 작은 책 악보가 눈에 띄어 꺼내서 펼쳐본다. 스코어를 죽 ㅤㅎㅡㅀ는데 무언가 바닥으로 툭 떨어져 주어보니 뜻밖에도 음악회 티켓이다.
생각해보면 홀로 800Km 여정을 도보순례 하겠다는 용단은 내 마음 안에서가 아니라 나도 모르는 어떤 큰 흐름의 심연 안에서 생긴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언니 수녀님은 “예수님께서 너를 홀로 광야로 초대해주셨다” 하고 딸아이는 그 나이에 엄마 방식으로 하는 순례는 아마 대한민국에서 1퍼센트에 해당할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이것이 내
칠십 평생에 겪은 일 중에 정말로 잊지 못할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