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6415324
· 쪽수 : 198쪽
책 소개
목차
- 책머리에 / 법정
- 작가의 말
1. 상처없는 마음은 없다
생명
11월에
눈을 감고 보는 길
마음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지요
단비 한 방울
새 나이 한 살
아름다운 인생이여
어느 달 어느 날들
2. 훔치고 싶은 순간들
얼굴과 나이
마음 있니?
전해 받은 여린 떨림
무형의 선물
내장 속으로도 하얀 눈이 듣는 뒤깐
소리 없는 소리들
실연 처방문
아름다움은 진실이다
훔치고 싶은 순간들
엎히고 싶은 밤
마음밭의 풍경
채송화를 보며
어떤 축복
또 울었네
3. 동심의 양식
그대 눈동자 속으로
사랑의 샘
유혹
모래밭 능선 위의 한 그루 푸른 나무
청량한 바람 한 줄기
열일곱 살 소녀가 막 세수하고 나온 얼굴 같은 땅
동심의 양식
어떤 만남
조선솔과 같은 작가
참 맑다
눈 속의 눈을 열고
4. 신비가 있는 곳
오! 놀라운지고
'나'한테 '나'가 돌아가기
이 땅의 어른들은 울어라
걱정 둥지, 안식 둥지
신비가 있는 곳
지금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
노래 심은 데 노래 난다
등불을 들고 나온 사람들
사랑은 더 큰 사랑을 낳는다
엽서 다섯 장
5. 수도원 일기
수도원 일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걷지 못하는 사람이 창밖으로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내다보며 쓴 '아, 나도 저렇게 종종종종종종 걸어 보았으면...' 하는 수기를 보았다. 여기에서 나는 두 다리를 대지에 딛고 선, 그리고 걸어다니고 있는 행복을 생각했다. 그러자 두 눈으로 보고, 코로 향기를 대하여,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할 수 있는 사실이 축복으로 새삼스럽게 다가와서 내 가슴을 한동안 찡하게 해주었다.
우리는 흔히 눈에 보이는 요란한 것, 남들한테는 없고 나한테만 있는 것에 대해서만 만족하지 늘상 주어져 있는 평범한 것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숨 쉬게 해주는 산소, 해와 달, 구름과 바람과 비와... 심지어 아침에 만날 수 있는 이슬 한 방울까지 얼마나 산뜻한 선물인가.
우리는 선물을 눈에 보이는 유형의 것으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보이지 않는, 아니 보여도 알아보지 못하는 선물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늘의 저 푸른 가을 하늘도.
최근 내가 받은 무형의 선물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지나는 길에 내 사무실에 들렀다는 친구가 "나한테서 무슨 향기가 안 나?" 하고 물었다. 나는 그의 옷 가까이 코를 갖다 댔다. 풀 내음 같기도 하고, 꽃향기 같기도 한 내음이 다소 느껴지긴 했다. 친구가 씩 웃으며 말했다. "꽃집에 들러서 난 향기를 묻혀 왔단 말이야."
... 어제 만난 동화 작가. 그녀는 "빈손으로 와서 쑥스럽네요." 하다가는 내 안경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손수건을 꺼내서 호호 입김까지 불어 가며 어롱을 말끔히 닦아 놓고 갔다.
이런 따뜻한 선물이 이 세상을 살맛 나게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 본문 65~66쪽 '무형의 선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