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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6417670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 기억의 정원을 거닐다
1. 내 마음의 빗장 열기
그 골목에 두고 온 것들·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 희망의 심지여, 안녕·한국등잔박물관 |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한국현대문학관 | 당신이 처음 끼워 준 꽃반지·세계장신구박물관 | 내가 쏜 화살은 어디로 갔을까·영집 궁시박물관 | 사랑이 오는 소리를 들어 보았나요·소리섬박물관 | 나의 잉카, 나의 콘도르·중남미문화원 병설 박물관 | 나도 때로 흔들리고 싶다·한국대나무박물관 | 지상의 마지막 동행·목인박물관
2.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을 때
바다를 건너는 법·국립등대박물관 | 화장을 지우고·코리아나 화장박물관 |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을 때·유럽자기박물관 | 길 위의 전쟁과 평화·삼성화재교통박물관 | 보이지 않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세중옛돌박물관 | 추억을 부탁해·한국카메라박물관 | 어머니가 차려 주신 상·안동소주전통음식박물관 | 부치지 않은 편지·우정박물관
3. 아직도 더 비워야 할 게 남았을까
길을 잃어 본 사람만이 길을 찾는다·혜정박물관 | 성숙하는 모든 것의 비밀·풀무원 김치박물관 | 번뇌의 파도를 타고 흐르는 종소리·진천 종박물관 | 말 달리자·마사박물관 |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 한국자수박물관 | 커피, 그 일상의 예찬·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 파랑새 찾아 삼만 리·한국이민사박물관 | 내 마음의 열쇠는 어디에·쇳대박물관
4. 다시 청춘의 플랫폼에서
어머니의 술·전통술박물관 ‘산사원’ |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태백석탄박물관 | 자화상 그리기·얼굴박물관 | 내게 행복을 그려 줘·조선민화박물관 | 잠수복과 나비·해녀박물관 | 작별에 대한 예의·쉼박물관 | 강 깊은 당신 편지·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 |누군들 지금 제 자리가 기꺼울까·안성맞춤박물관 | 다시, 내 청춘의 플랫폼에서·철도박물관
에필로그 _ 버려야 할 삶이란 없다·창경궁, 박물관 100년
리뷰
책속에서
박물관을 나서며 다시 물어본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등잔이 등잔이게 하는 것은 불빛이며, 불빛은 곧 심지를 태워야 얻을 수 있는 것. 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란 어쩌면 그 심지를 바로 세우고 제 그릇만큼의 기름을 넣어 주는 일이 아닐까. 그리하여 제 나름의 불꽃으로 타올라 깜빡이며 출렁거리는 것을 아슬아슬하고도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일,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인 듯싶다.
(pp.22~23, 한국등잔박물관)
한 줌의 흙으로 빚어져 가장 뜨거운 불을 견디고 마침내 탄생한 순백의 자기. 모든 것을 포용하고 모든 것을 가능케 했던 그 바탕의 존재는 이제 희미하다. 도자기는 더 이상 그릇이 아니다. 아름다움 자체로 새롭게 태어난 자기는 누군가의 무엇을 위해 쓰이지 않아도 거침없이 당당하다. (…) ‘쓸모없는’ 그릇들도 충분히 아름답다. 엄마도 아내도 딸도 며느리도 아닌, 가끔은 내 존재 자체만으로 주목받는 빛나는 생이고 싶을 때, 그 쓸모없는 그릇들을 바라보는 내 눈빛은 더욱 그윽해진다.(p.90, 유럽자기박물관)
“Where I am?”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 영어식 표현은 함축적이다. 물리적인 지도가 거의 완벽해진 세상에 왜 우리들은 아직도 길을 잃는 것일까? 사는 일이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누가 쉽게 빨리 가느냐의 달리기 경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 가던 길 멈춰 서서 나는 왜 여기에 있는지, 지금 이 길이 내 길인지 다시 물어보고 가지 않은 길을 돌아보며 후회도 할 때, 비로소 그 길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 앞에는 어떤 바람이 부는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이 친절하고 나긋나긋한 내비게이션의 여자보다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하는 이유이고 ‘말을 듣지 않는 남자’와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의 부부 싸움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이다.
(p.128, 혜정고지도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