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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46418820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4-10-31
책 소개
목차
아카시아 ……9 / 마늘 ……13 / 증류기 ……16 / 연인들 ……19 / 애프터셰이브 ……26 / 파티 ……29
안개 ……33 대마초 ……38 / 계피 ……43 / 지하실 ……48 / 호텔 방 ……52 / 석탄 ……56 / 사체 ……61
짚 ……64 / 양배추 ……68 / 시가 ……72 / 묘지 ……75 / 이발사 ……78 / 선크림 ……82
오토바이 엔진 ……86 / 공동 샤워실 ……92 / 새 시트 ……98 / 잡화점 ……101 / 교회 ……105
잠든 아이 ……108 / 외양간 ……112 / 에테르 ……115 / 캠프파이어 ……119 / 건초 ……125 / 퇴비 ……130
골루아즈와 지탄 ……133 / 타르 ……138 / 장밋빛 사암砂巖 ……142 / 체육관 ……145 / 구운 베이컨 ……149
채소 ……153 / 어린 시절의 집 ……158 / 죽음 ……165 / 묑스테르 치즈 ……169 / 미나리 ……173
낚시용 바지 ……177 / 수영장 ……181 / 공중변소 ……185 / 폭풍우 ……189 / 물고기 ……193
연고 ……196 / 교도소 ……200 / 스웨터 ……203 / 곰팡내 ……206 / 깨어남 ……210 / 강 ……213
교실 ……218 / 전나무 ……222 / 토마토소스 ……227 / 비누 ……232 / 여자 성기 ……235
하수 처리장 ……240 / 땅 ……245 / 보리수 ……250 / 커피 볶기 ……254 / 멧비둘기 ……260
노인 ……263 / 여행 ……268 / 역자 후기 ……273
리뷰
책속에서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들이 맑은 하늘을 가리고 있어, 마치 정교하게 세공된 궁륭穹. 같아 보인다. 고대 화폐 모양의 나뭇잎. 이제는 사라진 사형수들을 위한 가시관.
나는 눈을 감고 페달을 밟는다. 그리고 머리를 뒤로 젖혀 해마다 봄이 새롭게 가져다주는 달뜬 기쁨과 꽃잎들의 향기에 취한다.
우리의 삶처럼 드넓은 날들이 펼쳐질 것이다. 우리는 새들과 개구리들의 새로운 노래를 들으며 저녁을 기다릴 것이다. 대지의 마지막 한기를 붙잡아 시원함을 느끼는 순간도 있으리라.
안개는 멀리 여행을 떠났다가 10월에야 돌아올 것이다.
오렌지색과 연한 푸른색으로 감싸인 장밋빛 석양이 하늘에 드리울 것이다. (10p, 〈아카시아〉에서)
호텔 방은 성性이 없다. 아니, 양성이다. 사실 상관없다. 아랑곳하지 않는다. 돈만 내면 누구에게나 자신을 내준다. 눈을 감고 키스하지 않는 창녀와 같다. 방은 우리와 몇 시간 동안, 하룻밤 동안 결합하여 우리가 유일하다고 믿게 만든다. 더 잘 속이기 위해 우리 향기를 덧입는다. 그러고 나서 사냥감을 몰듯이 우리를 내쫓는다. (54p~55p, 〈호텔 방〉에서)
장미 향과 포마드 향이 났고, 또 사실은 늙은 개 냄새가 났다. 미세한 물방울로 된 이 작디작은 비는 내 짧게 깎은 머리카락과 눈꺼풀과 이마와 다문 입술과 목 위에 시원한 소나기가 되어 떨어진다. 매월 받는 세속의 세례.
“좋은 냄새가 나는구나. 멋있네.”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가 말을 건넨다. 어머니의 말을 믿는다. 엄마들 말이라면 항상 믿던 나이였으니.
(80p~81p, 〈이발사〉에서)